교육재단 출연금 해마다 축소…2012년 385억원→2021년 70억원
교육투자 확 줄이는 포스코…"세계적 기업 맞나" 비판
세계적 철강기업인 포스코가 포스코교육재단 출연금을 대폭 축소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9일 포스코교육재단에 2019년 180억원, 2020년 120억원, 2021년 70억원을 출연한다고 공시했다.

2012년 385억원에서 해마다 줄여 2021년 70억원이 되면 9년 만에 출연금 규모를 18% 수준으로 축소하는 셈이다.

지난해 출연금은 24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포스코교육재단은 각 학교와 재단 운영비 확보 방안을 찾느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포스코교육재단은 경북 포항, 전남 광양, 인천에 유치원, 초·중·고교 12곳을 운영한다.

등록금이나 기부금을 받기는 하지만 대부분 학교 운영비는 포스코 출연금에 의존해 왔다.

출연금 축소가 예고되면서 포스코교육재단은 재정 자립화를 위해 구조조정과 학교통합, 부지매각, 특별수당 감축, 운동부 폐지 등을 추진해야 할 형편이 됐다.

특히 자율형사립고(자사고)인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에 연간 100억원 이상 지원하던 것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

출연금 축소는 자사고 등록금 인상이나 일반고 전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재단 직원이나 교사 사이에서는 출연금 축소에 불만이 터져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단 관계자는 "올해는 시설투자 등을 줄여서 어떻게 넘기겠지만 내년부터는 인건비도 못 줄 형편이다"며 "추석 연휴가 끝나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재단 소속 학교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 불만도 커지고 있다.

한 학부모는 "박태준 이사장 설립 이념(교육보국)에 따라 교육에 더 투자해도 시원찮을 판에 출연금을 대폭 삭감한다는 것이 참으로 한심하다"며 "포스코가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서 손꼽는 기업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재단은 지난해 10월부터 유치원과 초·중·고 12곳 가운데 고등학교 4곳을 제외한 8곳을 공립으로 전환하려고 하다가 학부모와 구성원 반대로 올해 4월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국가 공교육 수준 향상 및 의무교육 확대, 정부 보조금 증가 등 교육환경 변화에 따라 포스코교육재단 운영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출연금 감소분은 포스코가 경영이념(기업시민)에 부합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는 데 활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교육투자 확 줄이는 포스코…"세계적 기업 맞나" 비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