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없는 이재민 승선거부 소식 후 선별 수용 공식화…"서류 있어야"
트럼프, 바하마 허리케인 이재민 수용에 "매우 신중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초강력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초토화된 바하마 이재민 수용에 대해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선별 수용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에 들어오려는 바하마 이재민에게 비자가 필요한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대답한 뒤, "모든 사람은 적절한 서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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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 심사를 거쳐 선별적으로 미국 땅에 발을 들이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갱단 조직원이나 마약상 같은 매우 나쁜 사람들이 미국에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는 거기에 대해 매우 강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날 바하마 이재민 수십명이 플로리다행(行) 여객선을 타려다가 비자가 없다는 이유로 승선 거부를 당했다는 언론 보도 이후에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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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미 출입국 당국 수장인 마크 모건 세관국경보호국(CBP) 국장 대행의 발언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모건 국장 대행은 '승선 거부' 논란 직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이곳에 와야 할 사람은 누구든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신이 생명이 위태롭고, 바하마에 있으며, 미국에 도착하고 싶다면 여행 서류가 있든 없든 간에 미국에 오는 것이 허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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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민정책에 강경한 트럼프 대통령은 바하마 이재민 수용이 마뜩잖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하마에 허리케인 피해를 보지 않은 '큰 부분'이 있다면서 "우리가 하는 것은 사람들을 그 구역으로 데려다주는 것"이라며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카리브해의 섬나라 바하마에서는 이달 초 강타한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현재까지 공식 사망자만 50명이 나왔고, 7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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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물과 전기조차 없는 폐허가 된 섬을 탈출해 수천 명의 이재민이 수도 나소나 플로리다로 향하고 있다.

트럼프, 바하마 허리케인 이재민 수용에 "매우 신중해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