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또 한 번 태극기가 휘날렸다. 주인공은 이민영(27)이다. 올해 벌써 두 번째다.

이민영은 8일 일본 이바라키현 히타치오미야시 골프5컨트리써니필드(파72·6380야드)에서 열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골프5레이디스토너먼트(총상금 6000만엔) 최종일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00타를 적어 낸 이민영은 신지애(31) 등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5월 호켄노마도쿠치레이디스 이후 4개월 만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도 4승을 거둔 이민영은 2015년 3월 신장암 수술 후 오뚝이처럼 일어나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데뷔 첫 해였던 2017년 2승을 거뒀고 지난해 1승, 올해 2승을 더해 JLPGA투어 통산 5승째를 신고했다.

이민영은 우승상금 1080만엔(약 1억2000만원)을 챙기며 시즌 상금 9007만3799엔을 기록했고 지난주 4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대상포인트 격인 메르세데스 포인트에선 1위다.

이민영은 신지애와 12언더파 공동 선두로 최종일에 들어서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4번홀(파4)에서 첫 버디를 낚아채며 단독 선두로 도약한 이민영은 7번홀(파5), 10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승기를 굳혔다. 일본의 아사이 사키(21)가 전반에 2타를 줄인 뒤 10번홀(파4)과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이민영을 압박했으나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신지애도 후반에 1타를 덜어내는 데 그쳤다.

이민영의 우승을 더해 한국 선수들은 올해 일본에서 열린 27개 대회에서 7승을 합작했다. 신지애가 3승, 이민영이 2승, 이지희(40)와 배선우(25)가 1승씩을 거뒀다.

신지애는 비록 우승을 놓쳤으나 상금랭킹 1위를 굳건히 했다. 그는 3승을 앞세워 일찌감치 상금 1억엔을 돌파했다. 시즌 상금 1억엔 이상을 모은 건 신지애가 유일하다.

신지애는 남은 기간 상금 1위를 유지할 경우 남녀 골프를 통틀어 사상 첫 한·미(LPGA)·일 투어 상금왕에 등극하게 된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