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거리는 텅비고 도로도 한산…카페·영화관으로 '피신'
제13호 태풍 '링링'이 수도권에 강풍을 몰고 온 7일 시민들은 외출을 삼가고 주로 실내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날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일대는 토요일 오후임에도 거리에 사람이 많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맞은편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5번 출구에는 지하철역으로 드나드는 유동 인구가 오후 1시부터 30분간 10여명에 불과했다.

직장인 송모(25) 씨는 "오늘까지 세일 기간이어서 비바람을 맞으며 옷을 사러 갔는데 주말 오후인데도 오가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이 적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서대문구 경찰청 일대 인도에는 행인이 가끔 한 두 명 지나갈 정도로 텅 비었고, 바닥에는 강풍에 떨어진 나뭇잎과 쓰레기들이 나뒹굴고 있었다.

주말이면 붐비기 마련인 공원이나 도심 고궁도 인적이 드물었다.

도로도 한산했다.

회사원 정모(42) 씨는 "평소 토요일 오후라면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20분 만에 갈 정도로 도로에 차가 없었다"며 "보통 토요일 오후에 다니던 차량의 30% 정도만 다니는 것 같았다"고 했다.

시민들은 태풍을 피해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카페나 영화관 등 실내로 몸을 피했다.

두 살배기 아이를 둔 주부 서모(34) 씨는 "남편이 출근한 터라 집에 애만 데리고 있기가 겁이 나서 아침 일찍 친정집으로 대피했다"며 "오늘 밤은 아예 친정집에서 묵으면서 태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오모(32) 씨는 "집에만 있기 갑갑해 밖에 나왔는데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무서웠다"며 "이런 날엔 영화관 같은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상책"이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모(27) 씨는 "오늘 동료들과 종로에서 점심 약속이 있었는데, 지방에서 오는 동기들이 바람이 심상치 않아 상경하기 어렵다고 해 약속이 취소됐다"며 "집에만 있기 싫어서 밖에 나왔지만, 돌풍에 간판이 흔들리는 걸 보고 근처 카페로 피신했다"고 말했다.

한편 태풍에 대비해 종로구 청계천, 서울둘레길과 시내 등산로, 공원 내 야영장 등은 전날부터 출입이 전면 통제됐다.

또 주말에 예정됐던 서울드론챌린지 등 각종 행사도 취소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