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연율 2.0%(잠정치)로 전 분기 대비 1.1%포인트 하락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하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전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금리가 꽤 많아지고 있고 미국에서도 단지 시간 문제”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몇몇 투자은행(IB)들이 미국 주식 매수를 추천해 눈길을 끈다.

침체 경고에도…JP모간·BoA "美주식 사라"
BoA는 지난 3일 보고서에서 “월가 투자자들이 주식 비중을 낮춰놓았고 이는 단기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미국 주식을 매수할 시점이 다시 찾아왔다고 진단했다.

증시가 과매도된 상태인 만큼 향후 1~3개월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는 분석이다. BoA는 “수익률이 낮아진 채권에 비하면 미국 주식의 상대적 매력이 높다”며 “미국을 포함한 각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자세 등은 증시에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JP모간도 지난달 27일 “주식을 살 시점이 다가온다”고 주장했다. “각국 중앙은행 등의 완화적 정책과 기술적 지표 개선, 미 기업들의 양호한 실적 증가세 등이 무역전쟁 불확실성을 압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뉴욕증시가 9월부터 올라 연말까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JP모간은 “경기 침체를 운운하기는 이르다”며 “주식에 대해 건설적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7월 말 S&P500 연말 목표지수를 3100으로 높였다. 최근엔 저금리 속에서 고배당 주식을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무역전쟁 불확실성이 큰 만큼 보유 주식 비중을 줄이라는 곳도 여전히 많다. UBS는 지난달 25일 주식에 대해 2012년 유로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UBS는 “미·중 무역 긴장 고조로 세계 경제와 시장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무역전쟁과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노출을 줄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무역전쟁이 계속 심화되면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며 연말 S&P500지수를 2750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종가(2976.00)보다 7.5% 낮은 수준이다.

CNBC가 지난 4일 월가 투자은행 17곳을 조사한 결과, 연말 S&P500지수에 대한 전망은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한 도이치뱅크의 경우 올해 말 S&P500지수가 3250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바클레이즈와 모건스탠리는 2750에서 마감할 것으로 관측했다. CNBC는 이처럼 증시 전망이 크게 다른 것은 무역전쟁과 금리 하락, 세계 경제 침체 우려 등 매우 혼란스러운 증시 환경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