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들 "상자값 등 올라도 값은 제자리" 볼멘소리…태풍 피해 우려
상주시 '전통 감 농업'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추진
[곶감 산지 르포] '곶감 고장' 상주 농민들 "작황 좋다" 반색
"작년에는 가뭄이 심해 감 농사가 별로였는데 올해는 적당한 기온과 비 덕분에 작황이 좋은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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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에서 감 농사를 짓는 김희진(45) 씨는 "해마다 5월부터 15∼20일간 비가 오면 감나무에 튼실한 열매를 맺는다"며 "올해는 날씨가 좋아 감 농사가 괜찮다"고 반겼다.

농민 전대현(45) 씨는 "감 농사에 가장 무서운 적은 탄저병"이라며 "밤 기온이 25도 이상이고 습하면 탄저병이 심해지는 데 이달 들어 밤 기온이 22도 이하로 떨어져 탄저병 걱정은 사라졌다"고 말했다.

농민 이영세(51) 씨 역시 "비가 예년보다 많은 내리는 편이지만 탄저병 등 병충해가 크게 발생하지 않아 다행"이라며 "연원동·남장동·중동 등 감 생산지 대부분이 올해는 작황이 좋다"고 말했다.

신경재 상주곶감유통센터 팀장은 "감 농사는 더워도 안 되고 비가 많이 와도 안 되는데 올해는 날씨가 좋은 편"이라며 "여름에 이어 가을장마까지 겹쳤지만 적당한 일조량으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감 재배 기술이 향상된 데다 방제·영농관리를 잘해 감 작황이 좋은 것이라고 상주시는 설명했다.

가뭄이 심하다가 비가 오면 낙과 현상과 함께 감 크기도 작아지는데 올해는 그런 현상이 없다.

지금은 병충해 예방도 끝나 특별한 관리작업이 필요 없는 시기여서 감나무 주변 제초작업이나 할 정도로 한가한 상황이다.

[곶감 산지 르포] '곶감 고장' 상주 농민들 "작황 좋다" 반색
'곶감의 고장' 상주는 전국 곶감의 60%를 생산한다.

농가마다 생감을 건조해 먹기 편한 곶감을 만들고 있다.

매년 10월 중순부터 11월 초 사이 생감을 따고 껍질을 깎아 건조장에서 30∼45일 동안 말리면 먹음직스러운 곶감이 된다.

농가는 이렇게 만든 곶감을 12월부터 냉동창고에 보관하다가 설 대목에 70%를, 추석 때 30%를 출하한다.

상주 지역 농가는 지난해 말과 올 초 사이 곶감 1만t을 생산해 지난 설에 7천t을 판매하고, 나머지 3천t을 이번 추석 때 출하한다.

내주 추석 차례상에 오를 곶감은 모두 냉동창고에서 8∼9개월 동안 보관해온 제품이다.

감은 작년산이지만 곶감은 올해산인 셈이다.

현재 상주곶감유통센터에서 판매하는 곶감 가격은 2㎏ 기준(35개짜리) 5만원 선으로 예년과 비슷하다.

그러나 농민들은 상자값, 경매 수수료, 인건비 등은 매년 오르는 데 반해 곶감 가격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이윤은 떨어지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농민 김희진 씨는 "약값, 유류비, 상자값 등 부대비용이 해마다 오르는데 납품가는 수년째 그대로다"며 "올해 생감 30t을 생산해 4천 박스 곶감을 만들 계획인데 수익이 낮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농민들은 또 북상 중인 제13호 태풍 '링링'이 곧바로 한반도를 향한다는 소식에 정성껏 키운 감이 낙과 피해 등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번 태풍에 나무에 달린 생감이 피해를 보게 된다면 내년 곶감 생산량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곶감 산지 르포] '곶감 고장' 상주 농민들 "작황 좋다" 반색
농산물검사소에 감 재배를 등록한 상주지역 농가는 5천500여 가구이고, 곶감을 생산하는 농가는 3천860가구다.

안재현 상주시 곶감관리팀장은 "감 재배와 곶감 생산을 동시에 하는 가구도 많다"며 "영농법인보다는 개인 농가가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상주시는 전통 감 농업을 유지·계승하기 위해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중요농업유산은 환경·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해온 유·무형의 농업자원 중에서 국가가 보전 가치를 인정한 것으로 지난해까지 12개소가 지정됐다.

농업유산자문위원회는 최근 상주시 외남면 소은리 일원 상주곶감공원과 수령 750년 감나무, 남장동 일원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했다.

상주 전통 감 농업의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 여부는 이달 말 결정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