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선택"
후배 김재환 언급도 "선물한 곡 1위, 주변에 자랑"
임창정은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정규 15집 '십삼월'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진한 감성이 깃든 발라드곡으로 매년 가을 귀를 촉촉하게 적셨던 임창정. 지난해 정규 14집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로 음원 차트를 휩쓸었던 것에 이어 1년 만에 또 다시 알차게 정규 앨범을 준비해 돌아왔다.
'믿고 듣는 발라더'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임창정은 그간 '소주 한 잔', '내가 저지른 사랑', '오랜만이야', '또 다시 사랑', '날 닮은 너' 등 심금을 울리는 사랑 노래로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임창정표' 발라드는 따라부르고 싶은 감성으로 많은 이들의 노래방 애창곡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발매할 때마다 대중들의 마음을 당길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임창정은 "복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돌 그룹처럼 팬덤이 있어서 시작하는 게 아니다. 20위권에서 시작해서 차근차근 올라가는 거다. 또 시기에 맞게 프로그램도 잘 만나는 것 같다. 이번에도 딱 앨범 발매와 겹쳐서 KBS2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을 하지 않았냐"라고 전했다.
리스너들이 좋아하는 부분을 미리 파악해 그에 맞춰 곡을 만들 수는 없는 일이라고. 단, 좋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그는 "노래를 만들어 가이드 녹음을 하고, 제목까지 붙여서 주변 사람들에게 막 들려준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만드는 게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그 중에서 엄선된 곡이기에 좋게 들리는 거다"라면서 "이렇게 뽑아도 다 호불호가 있지 않냐. 반만이라도 누군가 내 노래를 좋아해준다는 게 대단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는 음원 차트 내 발라드가 강세인 상황. '썸머송'이 상위권을 차지했어야 할 여름 시즌에도 내내 발라드가 인기를 끌었다. 그 가운데 그야말로 '발라드의 계절'인 가을이 왔고, 긍정적인 기운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임창정은 "노래를 발표하지 않을 때는 차트를 보지 않는다. 내가 나왔을 때 1, 2주 잠깐 보는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차트에서 어떤 게 1위인지 모른다"면서 "나이가 들면서 대중음악 차트에 관심 있는 친구들이 적어지고 있다. 나도 그렇다. 친구들끼리 만나면 좋은 노래를 막 찾아서 듣지는 않는다. 길거리를 가다가 좋은 노래가 들리면 그때 '이 노래가 히트하고 있구나'라고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런 임창정이 며칠간 음원 차트를 뚫어져라 살폈던 적이 있다고. 본인이 프로듀싱한 곡 '안녕하세요'를 김재환의 데뷔곡으로 선물했을 때였다. 임창정은 "일주일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차트만 봤다. 1위한 사이트를 다 캡처해서 지인들한테 돌렸다. '곡을 줬는데 1위하는 작곡가 됐다'고 자랑하곤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어 "작업하는 것도 재밌고, 그걸 듣고 사랑해주시는 모습을 보는데 내가 만든 노래를 직접 부르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더라. 아들을 사랑하는 것과 손자를 사랑하는 것의 차이일 것 같다. 아직 손자는 없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들어보면 손자가 더 기쁨이 크다고 하더라. 정말 재환이가 다른 사이트에서 1위한 걸 캡처해서 보는데 미친 듯이 좋았다"라고 말했다.
임창정의 정규 15집 '십삼월'은 6일 오후 6시에 공개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