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매체 "美-이스라엘 방위조약 계획 발표 검토"

이스라엘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다시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주목된다.

이스라엘 언론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친(親)이스라엘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강조하는 발표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두 지도자가 논의 중인 여러 구상에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상호방위조약 발표 계획이 포함된다고 하레츠가 전했다.

상호방위조약은 보통 외국의 침략을 받았을 때 체결국들이 서로 군사적으로 도와주기로 약속하는 것을 가리킨다.

미군과 이스라엘군은 이미 정보 공유, 합동훈련 등으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상호방위조약 협상을 하는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지만, 양국 지도자가 계획을 발표할 경우 정치적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이스라엘 언론은 내다봤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더십을 부각하고 우파 유권자들을 결집할 수 있는 것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재임 기간이 모두 13년 6개월로 이스라엘 역대 총리 중 가장 길고 오는 17일 총선을 계기로 연임을 노린다.

그러나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정당 리쿠드당과 중도정당 청백당(Blue and White party)이 접전을 벌이고 있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방부 장관을 겸하는 네타냐후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안보를 내세우고 유대인 민족주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1일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을 방문해 "신의 도움으로 유대인의 주권을 모든 공동체에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간주하는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을 이스라엘에 합병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다음 날인 2일에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향해 "우리는 이스라엘 안보를 지키는데 필요한 것은 바다, 육지, 하늘에서 무엇이든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는 1일 국경지역에서 미사일과 포탄을 주고받는 전투를 벌였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사격은 네타냐후 총리의 보수 행보에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이스라엘 총선서 또 '네타냐후 구하기' 나서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올해 4월 이스라엘 총선에서 위기에 놓였던 네타냐후 총리를 지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선거를 약 2주 앞둔 3월 25일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고 이때 트럼프 대통령은 분쟁지역인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골란고원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후 점령한 지역이지만 국제사회는 시리아 영토로 인정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총선 하루 전인 지난 4월 8일에는 이스라엘의 숙적인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며 친이스라엘 정책을 거침없이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과거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 선거에 개입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을 생각할 수 없었지만,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관계는 양국 지도자가 상대국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가식을 대부분 버리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