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G 반도체 초격차'…통합칩셋 첫 공개
삼성전자가 5세대(5G) 이동통신용 통신칩(모뎀칩)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하나로 합친 ‘엑시노스 980’(사진)을 연내 선보인다고 4일 발표했다. 미국 퀄컴, 대만 미디어텍 등 경쟁사를 제치고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5G 통합칩’을 양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본지 8월 13일자 A1, 8면 참조

통신칩 및 AP부문 세계 1위인 퀄컴이 최신 제품으로 내놓은 ‘스냅드래곤 855 플러스’는 5G 통신칩과 AP가 별도의 칩으로 존재한다. 두 개의 칩이 들어가는 만큼 삼성전자가 이날 공개한 통합칩셋(SoC) ‘엑시노스 980’에 비해 전력 효율이 낮고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퀄컴도 지난 2월 5G용 통합칩 시제품을 올 하반기 중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한 뒤 내년 상반기 중 본격 양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퀄컴보다 이른 시점인 이달부터 ‘엑시노스 980’ 샘플을 스마트폰 제조 업체에 공급하고 연내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5G용 통합칩의 성능도 개선했다. 엑시노스 980은 5G와 4G를 동시에 연결하는 방식을 통해 최대 3.55Gbps(초당기가비트) 속도로 콘텐츠를 다운로드할 수 있게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고성능 신경망처리장치(NPU)가 내장돼 인공지능(AI) 연산 성능이 약 2.7배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엑시노스 980은 최대 1억800만 화소 이미지까지 처리할 수 있는 이미지처리장치(ISP)도 갖췄다. 최대 5개의 이미지센서를 연결할 수 있고 3개의 센서가 동시에 작동된다. NPU 성능이 더해져 사진 촬영 때 피사체 형태 등에 따라 최적의 촬영 환경으로 자동 설정해준다.

허국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마케팅팀장은 “지난해 ‘엑시노스 모뎀 5100’을 출시해 5G 이동통신 시대를 여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첫 5G 통합칩으로 5G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5G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1억6100만달러에서 2021년 30억7300만달러, 2023년 79억6800만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