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적자로 회사 내에서 ‘미운 오리’ 취급을 받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폐쇄회로TV(CCTV) 사업(시큐리티사업부)이 ‘백조’로 탈바꿈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미국이 주요 기관과 시설에 중국산 CCTV 도입을 전면 금지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50원(0.13%) 상승한 3만8950원으로 장을 마쳤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지난달 7일 2만8750원에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후 35.47% 급등했다. 8월 이후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가 각각 728억원, 123억원 ‘쌍끌이’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급격히 오른 데엔 지난달 14일 발표한 ‘깜짝실적’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작년 상반기 196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 회사는 올 상반기 7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주요 사업부별 영업손익은 △항공엔진 -353억원(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 -48.4%) △방산 328억원(45.0%) △산업용장비 278억원(38.2%) △시큐리티 185억원(25.4%)이다. 이 가운데 시큐리티 사업은 최근 1~2년 새 가장 극적인 반전을 이룬 사업으로 꼽힌다.

이 사업부는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중국산 저가 CCTV 공세로 적자의 늪에 빠져 있었다. 2017년 연간 212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이 사업부는 지난해 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올해는 반년 만에 영업이익이 작년 1년 동안의 15.4배로 불어났다.

상황이 급반전한 데엔 지난해 8월 미국이 중국산 CCTV 도입을 금지한 게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미국은 중국 하이크비전, 다후아 등 중국 CCTV를 주요 시설에서 사용 금지하는 국방수권법(NDAA)을 지난해 2분기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한국 제품 등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게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중국 하이크비전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39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 증가했다. 늘어나긴 했지만, 증가폭이 작년 상반기 26.9%에서 뚝 떨어졌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