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구 서울대학교 트루스포럼 대표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극우’ 발언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사진=조준혁 인턴기자
김은구 서울대학교 트루스포럼 대표가 한경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극우’ 발언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사진=조준혁 인턴기자
“조국 교수님이 UC버클리로 유학을 가실 때 최대권 서울대 법과대학 명예교수님께서 추천서를 써주셨습니다. 저희의 활동을 지지하는 최 교수님도 극우인지 조 교수님께 묻고 싶네요.”

김은구 서울대학교 트루스포럼 대표는 2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학생으로서 스승에게 최대한 합리적으로 공손하게 접근했지만 우리는 극우로 매도당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루스포럼은 지난 2017년 4월 출범한 서울대 내 학술동아리 모임이다. 서울대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트루스포럼은 기독교 보수주의 등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

김은구 대표는 서울대 법학과 96학번으로 법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탄핵 국면 속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한 진영으로 치우쳐져 있다고 판단해 보수의 가치에 대해 함께 고민 중인 학생들을 위한 채널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고, 트루스포럼을 만들어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학내 토론 모임이었던 트루스포럼은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주목받게 됐다.

이들은 지난달 2일 학교에 복직 서류를 제출한 조 후보자 향해 “그냥 정치를 하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이들의 행동이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됐고, 조 후보자는 지난달 6일 한 언론의 기사를 링크하며 “서울대 안에 태극기 부대와 같이 극우 사상을 가진 학생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지난달 6일 트루스포럼을 향해 극우라고 비판했던 조 후보자 페이스북/사진=조 후보자 페이스북 캡처
지난달 6일 트루스포럼을 향해 극우라고 비판했던 조 후보자 페이스북/사진=조 후보자 페이스북 캡처
조 후보자의 극우 발언에 대해 김 대표는 “일반인들도 개념을 잘못 알고 있다면 바로 잡아줘야 하는 직책이 교수”라며 “자신에게 반대되는 주장을 한다고 해서 그것을 극우라고 표현한 것은 정치적 선동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극우 프레임은 정치적 선동의 목적이 베여 있는 프레임인데 이러한 프레임을 조 후보자가 사용한 것 자체에 매우 실망스럽다”라며 “우리를 향한 비판에 있어 메시지에 대한 비판이 어려우니 메신저를 공격한 부분도 매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대자보를 붙였던 취지에 대해서는 “우리는 조 후보자에게 교육자의 양심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봤다”면서 “우리는 단지 조 후보자가 자신이 지적했던 폴리페서 문제 등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조 후보자에 대한 비판과 함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발언에 대한 반박도 이어갔다.

‘물 반 고기 반’이라는 예시를 들며 서울대 학생들의 집회에 자유한국당 관계자들이 참석했을 것이라고 주장한 유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물 반 고기 반 발언은 촛불집회의 순수성을 훼손하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면서 “순수했던 취지 자체를 왜곡하니까 학생들의 불만도 유시민 이사장에게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이어 “지난 2016년 촛불집회를 보자.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광화문 집회에 참여했었다”면서 “혹 우리가, 서울대 학생들이 정치색을 띠더라도 우리를 비판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스스로 되돌아봤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국 비토론’과는 별개로 대학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념 갈등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대표는 “조 후보자의 이중성과 위선에 대해 분노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이 명백한 현실”이라며 “문제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이런 학생들의 목소리에 물타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개인에 대한 비판을 하지 말고 시스템을 지적하자면서 물타기를 한다”며 “순수성을 지키고자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조 후보자와 문재인 정부를 분리하자는 서울대 내 민주당 지지층의 목소리가 점차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한 자신들의 활동과 극우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도 자신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명확히 하는 활동이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극우라는 것이 대표적으로 나치와 같은 국가사회주의자나 민족사회주의자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와 같은 민족주의적 성향을 가지면서 폭력행사를 목적달성의 수단으로 하는 그런 집단도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또 김 대표는 “유대기독교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기독교 보수주의가 우리의 여러 핵심 가치 중 하나다”라며 “앞으로도 트루스포럼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바탕에 두고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인턴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