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소비세율 인상을 한 달 앞두고 내수시장의 소비행태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2014년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인상하면서 내수가 급격히 위축돼 2013년 2.0%였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014년 0.4%로 곤두박질쳤던 기억 때문이다. 이후 일본 정부는 소비세율을 10%로 올리려던 계획을 두 차례나 연기했다.
특히 일본 정부는 2014년 소비세율 인상 전 한 달간 반짝 소비 증대 효과가 생긴 뒤 인상 이후 급격히 소비가 둔화한 전례가 반복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5년 전에 비해 강도는 약하지만 세율이 인상되기 전에 구매를 서두르는 현상은 올해도 나타나고 있다. BOJ가 분석한 물가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 5월 차량과 가전제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5~10%가량 늘었다. 2014년 소비세율 인상 직전 가전제품 판매 등이 한때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급증했던 것에 비하면 약하지만 소비세율이 인상되기 전에 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발생한 것은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아베 정부는 급격한 양적완화 여파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어 소비세율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는 소비세율 인상이 경기 침체로 이어지지 않도록 일부 식음료품 소비세율은 현행처럼 8%로 동결하고, 저소득층 등을 대상으로 액면가보다 더 많은 금액의 상품을 살 수 있는 프리미엄 상품권을 제공하는 등 총 2조엔(약 22조7000억원) 규모의 소비세 인상 대책을 마련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