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 위한 일반고 선호, 낮은 취업률 영향…학과개편 등 생존 몸부림
올해 서울 특성화고생 708명 일반고로 전학…1학년이 65%
올해 서울 특성화고등학교 학생 700여명이 일반고로 전학한 것으로 집계됐다.

교육청과 특성화고들이 신입생 모집뿐 아니라 '재학생 지키기'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특성화고 학생 708명이 '진로변경전학제도'를 통해 일반고로 옮겨갔다.

진로변경전학은 한 해 두 번 실시되는데 올해 3월 2학년생 전학 기간에 245명(34.6%)이 전학한 데 이어 지난달 21~27일 1학년생 전학 기간에 463명(65.4%)이 일반고로 전학했다.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학한 학생은 최근 5년간 연평균 750여명이다.

서울 특성화고 70개교 학교당 평균 학생이 지난해 4월 기준 627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잖은 숫자다.

2018년에는 777명, 2017년에는 947명, 2016년에는 710명, 2015년에는 615명이 특성화고를 떠나 일반고에 갔다.

반대로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진로변경전학을 한 학생은 2018년 145명, 2017년 146명, 2016년 139명, 2015년 143명 등 한 해 150명에 못 미친다.

교육청을 거치지 않고 개별 학교와 접촉해 옮기는 학생까지 반영하면 실제 일반고에서 특성화고로 전학한 학생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반대의 경우와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준이다.

학생들이 특성화고를 떠나는 이유로는 대학은 반드시 가야 하고 이를 위해 일반고 진학이 필수라는 생각이 사회 전반에 남아있다는 점이 꼽힌다.

일반고로 전학한 특성화고 1학년생 상당수는 일반고에 진학하기에는 내신성적이 낮아 일단 특성화고에 진학한 뒤 일반고로 간 경우일 것으로 추정된다.

봉사 시간과 학업계획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특성화고 미래인재전형이 '특성화고를 통한 일반고 우회 입학 전략'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취업률도 특성화고가 외면받는 원인 중 하나다.

교육계에서는 특성화고가 일반고와 비교적 취업률이 높은 마이스터고 사이에 끼인 처지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전국 마이스터고 취업률 평균은 91.2%였는데 마이스터고에 특성화고를 합친 직업계고 취업률은 67.1%로 떨어진다.

특성화고가 일반고와 대학진학을 놓고 경쟁할 것이 아니라면 생존을 위해 명칭에 걸맞은 '산업 수요에 맞춘 특성화된 직업교육'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성화고들도 학과개편에 나서는 등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최근 서울 특성화고 8곳이 대거 교명을 변경했다.

'상업'·'공업·'산업' 등 특성화고 교명에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단어를 빼고 '의료'·'문화예술'·'외식'·'소프트웨어' 같은 특성화한 학과를 앞세우는 단어들이 학교 이름에 들어갔다.

서울 성북구 고명경영고는 디저트제과경영과와 카페경영과, 국제관광과를 신설한 뒤 교명을 '고명외식고'로 바꿨다.

사회수요에 맞춰 학과개편을 진행한 뒤 정체성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이름을 바꾼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아예 특성화고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교육청은 최근 덕수상고가 모태인 덕수고 특성화 계열을 2023년까지만 운영한 뒤 폐지하고 경기상고에 흡수시키는 방안을 확정했으며 추가 통폐합도 검토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