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6일부터 울주군 복합웰컴센터·언양읍행정복지센터·선바위도서관서 영화제 개최
"산악문화 발전, 다양한 영상문화 소개 초심 지키면 장수 영화제될 것"
[인터뷰] 최선희 프로그래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작 '강추'해요"
"수백 편 출품작 중에서 고르고 고른 작품들이라 모두 다 놓치지 않았으면 하지만, 그래도 한 편을 꼽는다면 개막작인 '피아노를 히말라야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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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10일까지 울산시 울주군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한 국제산악영화제인 제4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4th Ulju Mountain Film Festival)가 '함께 가는 길(The Road Together)'이라는 슬로건으로 열린다.

이 영화제 최선희 프로그래머는 1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영화제에서 놓치면 안 되는 영화로 개막작을 꼽았다.

그는 영화제 미래에 대해서는 "산악영화를 통해 한국 산악문화를 더 발전시키고, 울산시민에게 좀 더 다양한 영화문화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장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터뷰] 최선희 프로그래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작 '강추'해요"
-- 벌써 4회째인데, 처음부터 국내 첫 산악영화제 프로그래머로 참여해온 입장에서 느끼는 소감은.
▲ 프레페스티벌까지 포함하면 5년이 됐다.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지역민, 영화인, 산악인들에게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인지도가 조금은 높아진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여전히 영화제가 코앞에 다가온 시점엔 관객들이 얼마나 오실까, 우리가 1년간 준비한 프로그램을 좋아 하실까 하는 설렘과 두근거림이 크다.

-- 그동안 어떤 좋은 변화가 있었나.

▲ 아무래도 행사가 거듭되면서 초반에 서툴렀거나 아쉬웠던 부분들이 조금씩 개선되고 보완되는 것이 느껴진다.

그런 일환으로 올해는 행사장을 등억 복합웰컴센터뿐만 아니라 언양읍과 범서읍까지 넓혀 더 많은 시민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변화를 주었다.

앞으로도 울산시민들에게 더 다가가는 영화제가 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 올해 더 많은 영화가 출품됐는데 특별한 이유는.
▲ 국내외적으로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해외 산악영화 커뮤니티는 그리 크지 않아서, 우리 영화제를 한번 다녀간 감독들이 주변 동료 감독들과 자신의 SNS를 통해 많은 홍보를 해준 덕분이기도 하다.

[인터뷰] 최선희 프로그래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작 '강추'해요"
[인터뷰] 최선희 프로그래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작 '강추'해요"
-- 개막작과 폐막작을 선정했는데 기준은.
▲ 그해 영화제를 여닫는 개막작과 폐막작 선정은 프로그래머에게 가장 까다로운 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1천 석 규모 야외극장에서 상영하기 때문에 다양한 취향을 가진 관객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선정하려 노력한다.

또 매년 새로운 영화제 슬로건에 적합한 내용인지도 고려 대상이다, 올해 슬로건은 '함께 가는 길'이고 이에 맞는 작품이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개인적으로도 기쁘다.

-- 산악인과 영화인, 일반인이 감상하면 좋은 추천 영화는.
▲ 산악인에겐 지난해 10월 고(故) 김창호 대장과 함께 구르자히말 원정 도중 사고로 아깝게 숨진 임일진 감독의 특별전인 '임일진 - 한국 산악영화의 역사'에서 상영되는 '알피니스트 - 어느 카메라맨의 고백'을 추천하고 싶다.

2016년 임 감독이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울주 서밋'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완성한 작품을 공동 연출자인 김민철 감독이 생전의 임 감독 인터뷰를 추가해 새로 편집했다.

영화인들에겐 자연과 사람 섹션의 '하늘'을 추천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건조하다는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의 밤하늘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아타카마 사막은 화성과 비슷해 여러 영화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또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이렇게 깊고 푸르고 광활하며 신비로운 생명체로서의 하늘의 모습을 보여준 영화는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인을 위한 추천작은 '북극의 여왕'을 꼽고 싶다.

노르웨이 야생동물 전문 사진작가가 한 어미 북극곰과 새끼 곰들을 5년에 걸쳐 촬영한 다큐멘터리다.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엄마'라는 카피에 꼭 맞는 사랑이 넘치는 어미 북극곰 모습에 웃음 짓고, 지구 온난화로 점점 살 곳을 잃어가는 북극곰이 처한 슬픈 현실에 눈물짓게 만드는 감동적인 작품으로 온 가족이 함께 보면 좋은 영화이다.

-- 영화제를 찾는 관객이 놓치면 안 되는 영화 한 편을 꼽는다면.
▲ 수백 편 출품작 중에서 고르고 고른 작품들이라 모두 다 놓치지 않았으면 하지만, 그래도 한 편을 꼽는다면 개막작인 '피아노를 히말라야로'다.

평생을 런던에서 피아노 조율사로 일해 온 65세 주인공은 은퇴를 앞두고 길도 없는 히말라야의 작은 산골 마을인 잔스카르의 학교로 피아노를 가져가는 대장정을 다룬 영화다.

본인이 가장 사랑하고 잘하는 것을 기꺼이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눠 가지려는 사람, 그리고 이 선한 의지에 고생을 감수하더라도 기꺼이 동참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많은 관객이 보셨으면 한다.

[인터뷰] 최선희 프로그래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작 '강추'해요"
-- 다른 나라 영화제와 교류는.
▲ 2017년 국제산악영화협회(IAMF) 정식 회원이 되기 전부터 20여 개 산악영화제와 지속적인 교류를 해오고 있다.

영화와 산악인에 대한 정보 교환은 물론 우리 영화제에서 제작하거나 상영한 한국 산악영화들도 이러한 교류의 결과로 여러 산악영화제에서 상영됐다.

또 스페인 빌바오, 슬로베니아에 이어 올해 가을에 열리는 캐나다 밴프산악영화제에도 심사위원으로 초청받아 다녀올 예정이다.

-- 울주세계산악영화제 향후 전망은.
▲ 2015년 프레페스티벌 때부터 매년 올해 행사를 잘 치러야 다음이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임해 왔는데, 어떤 면에선 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산악영화를 통해 한국 산악문화를 더 발전시키고, 울산 시민들이 좀 더 다양한 영화문화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장수를 누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

[인터뷰] 최선희 프로그래머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작 '강추'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