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플리머스대 연구진 보고서
"조로증 일으키는 유전자, 치주인대 형성에도 관여"
줄기세포와 암세포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노치 신호전달 경로(notch signalling pathway)'가 치아 조직을 지지하는 치주인대(periodontal ligament)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화가 잘되는 형태로 음식을 잘게 부수려면 인간의 치아는 하루에도 수천번씩 저작(咀嚼·씹기) 운동을 해야 한다.

이렇게 많이 쓰이는 치아를 턱뼈에 단단히 고정되게 지지하는 게 바로 치주인대다.

영국 플리머스대 치과대학의 후 빙(Hu Bing) 구강·치아 건강 연구 부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오브 덴탈 리서치(Journal of Dental Research)'에 발표했다.

30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연구 개요(링크 [https://www.eurekalert.org/pub_releases/2019-08/uop-suk083019.php])에 따르면 신호 경로는, 세포 분열이나 세포 자멸사 같은 기능을 제어하기 위해 한 무리의 세포 내 분자가 협응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경로 안의 첫 번째 분자에 신호가 전달되면 잇따라 다음 순서의 분자를 활성화하는 연쇄반응이 마지막 분자까지 이어져, 특정한 세포 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신호 경로가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거나 억제되면 암을 비롯한 여러 가지 건강 문제가 생기는데, 치주인대 같은 조직의 재생도 이 범주에 속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서 주목할 부분은, 라민A(LMNA) 유전자가 노치 신호전달 경로의 직접적인 표적이 된다는 사실이다.

세포핵에 존재하는 이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선천성 조로증을 유발한다.

하지만 라민A가 치주인대의 형성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은, 조직 재생 과정에서 관련 분자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그리고 질병이 생기면 이런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의 교신저자를 맡은 후 교수는 "처음 치아가 생겼을 때부터 치주 인대는 턱뼈에 고정되게 치아를 잡고 있어야 한다"라면서 "치주 인대의 발달 메커니즘과 이를 돕는 분자를 이해하는 게 조직 재생과 수리 방법을 연구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에서 얻은 이번 연구 결과를 인간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다음 연구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후 교수는 플리머스대의 중개·계층화 의학 연구소(ITSMed)의 일원이기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