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B 공군 운용…작전 땐 항모에 탑재하는 '영국식' 운용방식 거론
F-35 20대 추가 구매안 유효…'버전업 F-35B' 도입 가능성
[김귀근의 병영톡톡] "2033년께 'F-35B 탑재형' 경항모 진수"
군 당국이 내년부터 개념설계에 착수하는 경항모급 다목적 대형수송함(배수량 3만t급)은 오는 2033년께 진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군은 독도함(1번함)에 이어 작년 5월 진수한 마라도함 등 2척의 대형수송함(1만4천t급)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에 개념설계에 착수하는 경항모급 대형수송함은 3번함에 속한다.

다만, 3번함은 1·2번함과 구조와 운용방식 등이 완전히 다르고, 배수량도 2배에 달해 경함모급으로 분류된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31일 "해군의 대형수송함 3번함은 오는 2033년께 진수하는 것으로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지난 14일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면서 단거리 이·착륙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는 다목적 대형수송함의 국내 건조를 목표로 내년부터 선행연구와 개념설계에 착수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9일 공개한 '2020년도 국방예산안'에 단거리 이·착륙 전투기 탑재를 위한 핵심기술 개발비로 271억원을 편성했다.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수직 이·착륙기의 하중을 견디는 갑판기술 연구에 255억원, 설계 전 함정 모양과 구조 등의 개념연구에 16억원 등을 사용할 계획이다.

◇ 공군이 F-35B 운용…작전 땐 해군 경항모 탑재 영국식 운용안 거론
군 당국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앞으로 건조될 경항모급 대형수송함에 상당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자주 국방력 강화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경항모급 수송함은 군사 정찰위성, 차세대 잠수함(3천~3천450t급)과 함께 주도적인 안보역량 강화를 위한 핵심 전력으로 꼽히고 있다.

내년 개념설계 착수를 필두로 대형수송함 건조 계획이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항공모함에서 단거리 이·착륙하는 전투기는 미국의 F/A-18 호넷, F/A-18E/F 슈퍼호넷, F-35B(해병대용)/C(해군용) 라이트닝Ⅱ, 영국의 AV-8 해리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F-35B가 한국의 경항모급 대형수송함에서 운용할 유력한 기종으로 거론되고 있다.

군은 애초 차세대 다목적 전투기로 F-35A 60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013년 군 수뇌부가 참석하는 합동참모회의에서 가용재원을 고려해 F-35A 40대를 먼저 구매하기로 결정했고, 나머지 20대는 안보 환경 변화를 고려해 기종을 선정해 추가 확보하기로 한 바 있다.

F-35A는 지난 3월부터 순차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해 연말까지 13대가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오는 2021년까지 총 40대가 모두 전력화된다.
[김귀근의 병영톡톡] "2033년께 'F-35B 탑재형' 경항모 진수"
F-35B 도입이 거론되면서 6년 전 '추가구매'로 남겨 놓은 F-35급 고성능 전투기 20대 기종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모두 F-35B 기종으로 도입하거나, 10대 등 일부만 F-35B로 하고 나머지는 F-35A로 하자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공군 관계자들은 F-35A와 F-35B의 운용개념이 달라 조종사를 별도로 양성해야 하고, 노후 전투기 도태로 인한 전력 공백을 막으려면 차라리 F-15K급 수십여대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군 일각에서는 F-35B 20대를 도입해 공군에 배치하고, 작전 등 필요할 때만 해군 경항모에 탑재해 운용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이는 4.5∼5세대급 고성능 전투기를 원하는 공군의 희망을 충족할 수 있고, 해군도 별도 조종사를 양성하는 부담을 덜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영국의 경우 AV-8B 해리어를 공군이 운영하되 원거리 작전 때는 항모에 탑재한다고 한 군사 전문가는 전했다.

영국의 이런 방식을 참고해서 운용하면 공군이나 해군의 입장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F-35B 20대를 운용하려면 임무 교대 주기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60명 이상의 조종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군의 한 전문가는 "향후 10년 이내에 성능이 개량된 '버전업 F-35B'가 나올 것"이라며 "우리 군의 다목적 대형수송함 진수 시점을 고려할 경우 '버전업 F-35B'를 탑재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고 전망했다.

F-35B 가격은 F-35A보다 38∼40%가량 비싸다.

현재 F-35A 가격은 대당 1천억원 수준이다.

F-35B는 수직 이·착륙기 특성상 바퀴 무게가 F-35A보다 훨씬 무겁다.

내부 무장도 많아 갑판이 지탱해야 할 힘이 필요하다.

갑판도 수직 이·착륙기가 뜨고 내릴 때 발생하는 고열을 견딜 수 있는 고강도 재질로 만들어야 한다.

독도함과 마라도함의 갑판은 수송헬기와 해상작전헬기 정도만 운용할 수 있다.

미국 해병대의 수직 이·착륙기 MV-22 오스프리 2대 정도를 탑재할 수 있는 수준이다.
[김귀근의 병영톡톡] "2033년께 'F-35B 탑재형' 경항모 진수"
◇ 일본·중국 '항모시대'…中, 함재기 32대 탑재 국산항모 곧 취역
군과 정부가 경항모급 대형수송함 건조에 기대를 나타내는 것은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의 해상전력 강화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헬기 탑재형 이즈모급(1만9천500t급) 호위함인 '이즈모'와 '가가' 등 2척을 항공모함으로 개조할 계획이다.

2014년 말에 취역한 '이즈모'는 2020년에, 2016년 말에 취역한 '가가'는 2022년에 각각 F-35B 탑재를 위한 갑판 내열 강화 등 보수를 앞두고 있다.

이즈모급 호위함이 항모로 개조되어 F-35B를 탑재하면 일본 정부가 그간 지켜왔던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가능) 원칙은 흐지부지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항모에 전투기를 탑재하는 것은 원거리 전투 및 작전에 대비하는 목적이 강해서다.

일본은 F-35A 42대를 도입하고, 아오모리(靑森)현 미사와(三澤) 기지의 제3항공단에 F-35 비행대를 새로 편제했다.

이지스 구축함은 6척에서 8척으로, 호위함은 47척에서 54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MV-22 수직 이착륙기 17대도 도입한다.
[김귀근의 병영톡톡] "2033년께 'F-35B 탑재형' 경항모 진수"
중국도 최소 4척 이상의 항모를 건조해 운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첫 번째 항모 랴오닝(遼寧·5만860t)에 이어 첫 자국산 항공모함인 7만t급 '001A함'이 내년에 취역할 전망이다.

랴오닝함은 젠(J)-15 함재기를 26대 탑재할 수 있으나, 001A함은 32대를 탑재할 수 있다.

2030년과 2035년 신형 대형 항모가 각각 취역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항모의 배수량 및 핵 추진 여부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