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이르면 다음 주 인력거상·복고양이 조형물 함께 철거
"아픈 역사" 옛 일본 영사관 터 '인력거 동상' 철거된다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를 관광 자원화했다며 철거를 촉구하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왔던 인천 중구청 앞 '인력거 동상'이 조만간 사라진다.

인천시 중구는 이르면 다음 주 중구청 앞 일본풍 거리에 세워진 인력거 동상과 복고양이(마네키네코) 조형물을 함께 철거할 계획이라고 30일 밝혔다.

중구 관광팀 관계자는 "외부 자문을 구한 끝에 인력거 동상이 세워진 장소가 적절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일단 다음 주 안에 동상을 철거한 뒤 구청에서 관리하는 창고에 보관하고 향후 처분 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구는 2014년 중구청 별관 청사 앞 인도에 일제강점기 하층 청년 노동자의 모습을 본뜬 인력거 동상과 일본 전통 장식물인 복고양이 조형물 한 쌍을 설치했다.

개항장 거리를 찾는 관광객들이 이들 조형물 옆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후 일각에서는 일제 수탈 당시 하층 노동자를 상징하는 청년 인력거상이 옛 일본 영사관 터에 세워진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철거를 촉구하는 여론이 불거졌다.

이달 26일 비영리시민단체인 NPO 주민참여 관계자는 ''즐거운 사진 찍기용' 소품으로 강제노역 중인 조선 청년의 인력거 대신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도록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옛 일본 영사관 터에 설치된 인력거 설치물을 본 일본인 역사교사도 '정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며 "식민지 수탈의 첨병인 영사관 자리 앞에 놓인 인력거 동상을 보고 일본 젊은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탈의 기억과 강점당한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서는 왜인이 몸을 기대던 인력거가 아니라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30일 오후 1시 20분 현재 이 청원 글에는 329명이 동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