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두호 태백 철암농공단지기업인협의회장 "더 뜨겁게 살겠다"
2009년 수도권서 이전…강원도 내 유일한 맨홀 뚜껑 제조기업
[휴먼n스토리] 폐광촌서 파산 아픔 딛고 희망 찾는 기업인
2007년 강원도청에서 수도권 소재 25개 기업체가 강원도로 이전하는 협약식이 열렸다.

당시 협약식 자리에는 남두호 한국주철산업 대표도 있었다.

그는 강원도·태백시와의 협약에 따라 2009년 태백시 철암농공단지에 맨홀 뚜껑 제조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강원지역에서는 유일한 맨홀 뚜껑 제조기업이었다.

18개 시·군의 관급공사에만 납품해도 연간 최소 1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됐다.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 따라 농공단지에서 직접 생산한 제품은 수의계약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농공단지라는 설명과는 달리 공장입지가 기업 유치단지였다.

강원도 내 지방자치단체들과의 수의계약이 불가능했다.

강원지역에서 하나뿐인 맨홀 뚜껑 제조기업이라는 장점은 오히려 관급공사 수주에 발목을 잡았다.

관련 기업이 한곳이다 보니 참가 자격을 강원도 내 기업으로 하는 지역 제한 입찰 대상도 아니었다.

맨홀 뚜껑은 주 판매처가 관급공사다.

그러다 보니 연간 매출이 고작 10억원 안팎에 머물렀다.

철암농공단지로의 편입은 공장 설립 후 4년이 지난 2013년 이뤄졌지만, 판매 부진 등으로 말미암아 경영은 이미 회복 불능 상태였다.

결국 한국주철산업은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2015년 파산했다.

회사가 파산하자 그는 경매를 통해 공장을 인수했다.

산화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맨홀 뚜껑 제조사업에 다시 한번 도전한 그는 연구·기술개발에 매진했다.

폐광촌인 태백으로 공장을 이전한 후 판매 부진, 자금난, 체불·체납, 파산, 갖은 소송 등 10년 세월을 고통과 아픔 속에서 살아온 그에게 최근 한 가닥 희망이 생겼다.

생산제품인 맨홀 뚜껑이 공공 조달 품목 등록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휴먼n스토리] 폐광촌서 파산 아픔 딛고 희망 찾는 기업인
그는 29일 "공공 조달 품목에 등록되면 판매도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낯선 땅 태백에서 외롭지만 뜨겁게 살았듯이 앞으로 힘들어도 더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철암농공단지기업인협의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