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알미늄과 포머스 등 국내 중소기업들이 연간 22조원 규모에 달하는 유엔 조달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유엔 조달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전시회와 콘퍼런스가 오는 10월 열리는 만큼 원진알미늄 등과 같은 진출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금속업체인 원진알미늄은 최근 유엔난민기구(UNHCR)와 2만9000달러(약 3500만원) 규모의 제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28일 발표했다. UNHCR이 미얀마에서 추진하는 발전 사업에 태양광 발전기 등의 제품을 공급하는 내용이다. 지난해 5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최근 주한 미군과도 3만달러(약 3600만원) 규모의 제품을 납품하는 계약을 맺었다. 원진알미늄 관계자는 “새로운 매출처를 물색하는 와중에 유엔은 물론 주한 미군 등에 납품할 기회를 잡았다”며 “꾸준히 해외 입찰 정보를 수집했고 유엔 조달시장 공급 업체로 등록한 것이 납품 계기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사무용가구 업체로 지난해 매출 288억원을 올린 포머스도 최근 유엔이 소말리아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4만9000달러(약 5900만원) 규모의 가구를 납품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조달청 지원을 받아 유엔에 조달 제안서를 제출했고 납품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들 기업이 진출한 유엔의 조달시장 규모는 연간 22조원에 이르며 매년 불어나는 추세다. 유엔은 193개 회원국의 분담금을 바탕으로 회원국 기업으로부터 물품 등을 구매해 평화 재건과 구호·개발 사업에 쓴다. 한국은 지난해 유엔 회원국 가운데 13번째로 많은 분담금을 냈다. 하지만 유엔 조달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0.8%에 그쳤다.

한국 기업의 유엔 조달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2019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스마트기술 및 조달 전시회·콘퍼런스(STS&P 2019)’가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STS&P 2019 조직위원회와 한국경제신문사, 유엔의 공식 조달담당 조직인 유엔프로젝트조달기구(UNOPS)가 공동 개최하는 이 행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 등 다른 국제기구 조달 담당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