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실정에 연명" "죽기 딱 좋은 계절" 한국당 연찬회서 '쓴소리'

김형오 "중진들 몸 던져라"…'내 목을 치라'는 각오 있어야"
安측근 김근식 "4무(無) 정당, 반성없이 남탓만…반문연대 만들어야"
김세연 "부동산·최저임금·소상공인 독보적 정책 필요"

자유한국당이 27일 개최한 의원 연찬회에서는 한국당의 현 상황을 질타하는 '쓴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강도높은 개혁에 나서거나 외부와 연대하는 등 '환골탈태' 수준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이어졌다.

당초 정기국회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연찬회는 사실상 내년 총선 필승 각오를 다지고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의원들 역시 '생환'에 실패할 경우 내년에는 나란히 앉아 있게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듯 자리를 뜨지 않고 강연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특강자로 초청된 김근식 경남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한국당이 '반성'과 '실력', '품격',과 '통합'이 없는 '4무(無) 정당'이라며 "한국당과 민주당이 '비호감 경쟁'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 교수는 "보수가 궤멸했고 야당이 돼 대선과 지방선거를 다 참패했지만 네 탓 내 탓 책임 공방만 하고 있다.

밖에서 볼 때는 지금도 책임 묻기만 하고 있다"며 "반성 없는 반대를 하니까 마음을 선뜻 주기 어렵다.

반성을 먼저 하는 한국당이 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총선 승리를 위해 "한국당을 중심으로 개혁적 중도·보수 세력이 반문(反文·반문재인)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젊은 대선 후보 주자군이 반문연대에 몸을 싣고 운동장을 만들어 자유롭게 뛸 수 있게 역할을 나눠야 한다"며 "가령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경기 남부, 안 전 대표는 경기 동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동부로 책임을 나눠 성적을 매겨 대권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 국민이 답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들 외에도 나경원 원내대표, 원희룡 제주도지사,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홍정욱 전 의원을 언급하면서 "한국당이 큰 그림을 책임져야 한다.

국민에게 신선한 후보군을 운동장에 올라와 마음껏 뛸 수 있는 총선이 되면 내년에 충분히 바람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측 정책대변인을 지낸 안 전 대표의 측근으로 바른미래당 당원이다.

그가 마이크를 잡은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보수통합' 탐색전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김 교수에 앞서 특강에 나선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한국당의 탄핵 책임론을 주장하며 "내 목을 쳐라"라는 각오로 개혁해야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여러분이 모신 대통령은 탄핵당해 감방에 갔고, 주변 인물은 적폐고,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

여러분은 다 죄가 많다"며 "탈당했다가 복당해 돌아오느냐. 안 나간 사람도 큰소리치지 말라. 이 모양 이 꼴로 된 것은 똑같은 책임"이라고 했다.

이어 "자결 시도로 죽음을 각오하고 맞섰어야 했다.

의원직 사퇴한 사람 하나 없는 한국당"이라며 "여러분이 연명하는 것은 여당 실정 때문이다.

여당의 실정을 나무라기엔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다선 중진 의원들은 정부 여당의 독선·독주에 여러분 몸을 던진 적 한 번이라도 있느냐. 긴 설명을 드리지 않겠다.

여러분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라며 "초·재선 의원도 어떻게 개혁모임 하나 없고 당 진로에 쓴소리 한마디 없느냐. 이대로 가면 당선될 사람이 있겠느냐"고 했다.

김 전 의장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보며 부도덕·이중인격 행위자 처벌법 만들어야 한다고 느낀다.

법 초안이 완성되면 한국당이 먼저 실시해야 한다"며 "조 후보자 문제가 태풍·폭풍이 되고 쓰나미가 돼 정권 명운과 직결될 것이다.

의원직을 걸라. 임명을 못 막으면 한국당은 꺼진다"고 말했다.

또한 국회 윤리위원회에 대해 "한국당이 먼저 (징계를) 선수 쳐라. '내 목을 쳐라', 그게 개혁의 첫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장을 맡은 김세연 의원은 업무 보고에서 4월 22일∼8월 21일까지 네이버 뉴스와 댓글, 카페와 블로그, 주요 커뮤니티 4곳 등의 게시글과 댓글 953만건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한 언급 중 부정적 키워드가 65%로 긍정적 키워드 35%를 압도적으로 웃돌았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 관련 키워드 중 부정적 언급량이 높은 주제는 부동산(73.1%가 부정적), 최저임금(67.0%), 소상공인(64.9%) 순이었다며 "총선을 앞두고 이 가지 문제에 독보적인 정책을 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에 대한 20∼30대 '밀레니얼 세대'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보다 상당히 낮게 나온다면서 내년 총선에서 이들의 마음을 읽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도 의원들 앞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다짐했다.

황교안 대표는 "우리가 하나 돼서 용감하게 뛴다면 그 길이 멀더라도 반드시 이길 수 있다.

내년 총선 걱정할 것 전혀 없다"며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것이다.

저부터 죽을힘을 다해 죽을 각오로 당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도 "마음이 콩밭에, 지역구에 가 계실 거 같다"며 "총선을 앞두고 모두 지역에서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에 감사드린다.

총선을 위한 전략은 제1 전략도 제2 전략도 통합과 연대"라고 언급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