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패러글라이더 전신주 충돌 사고는 조종사 과실"

2년 전 패러글라이더가 전신주와 충돌해 2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는 조종사의 과실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최근 초경량비행장치사고 조사보고서를 통해 조종사가 예정된 비행경로를 이탈해 착륙장소를 찾던 중 고압선 위치를 제대로 살피지 못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26일 밝혔다.

조사위원회는 "조종사와 탑승자는 정풍(正風)을 받으면서 비행해 지정된 착륙장에 착륙해야 했지만, 계획된 경로를 벗어나 배풍(背風, 뒷바람)을 받고 비행하면서 고도를 너무 낮춰 전신주를 피하지 못했다"며 "조종사가 착륙 중 고압선을 발견하지 못해 사고가 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조사위원회는 사고 당시 돌풍현상이 없어 패러글라이더 비행을 하는 데 지장이 없는 날씨 상태였으며, 사고로 이어질 만한 장비상의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사고 당시 탑승자를 포함한 패러글라이더의 총 중량은 167.8㎏으로, 비행최대 중량(220㎏)을 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위원회는 이에 따라 대한패러글라이딩협회와 한국패러글라이딩협회 홈페이지 등에 이번 사고조사 사례를 올려 협회 소속 전 조종사들에게 전파, 비정상적인 이륙 또는 상황이 발생할 때 가능한 한 빨리 안전한 장소에 착륙하고 전신주 등 장애물을 잘 살피도록 권고했다.

패러글라이딩하던 업체직원 이모(46)씨와 관광객 박모(37·여)씨 등 2명은 지난 2017년 7월 25일 오전 10시 10분께 제주시 한림읍 금악오름 인근 상공에서 비행하던 중 높이 7∼8ｍ 전신주와 충돌, 고압 전류가 흐르는 전깃줄에 걸렸다.

이 사고로 이씨가 숨지고, 박씨가 크게 다쳤다.

사고가 난 전깃줄에는 2만2천900V의 고압 전류가 흘러 감전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을 정도로 매우 위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