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쏟아낸 발언들이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지명을 받고 청문회를 앞둔 2019년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다.
조 후보자가 2016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시절 "부모의 신분에 따라 자녀의 운명도 결정된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2015년 청년들에게 집단행동을 해야한다고 강조한 인터뷰도 재조명되고 있다. 조 후보자는 당시 "20대들이 집단적으로 요구하지 않으면 기성세대는 모른다"고 했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23일 "조 후보자님, 어제 20대 청춘들이 고려대에서 서울대에서 집회를 열고 후보자 자녀의 입시특혜에 분노하고 박탈감을 느껴 집단행동을 하는 모습을 봤느냐"면서 조 후보자의 2015년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서 조 후보자는 "무엇보다도 20대 청춘 여러분들이 나서야 한다"면서 "여러분들이 요구사항을 집단적으로 조직적으로 요구하지 않으면 저를 포함한 기성세대가 알아듣지도 못하고 법과 제도에 반영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포기하자 마라. 혼자 해결하지 말고 같이 해결하라"라고 조언했다.
신 의원은 이에 대해 "20대 청춘들이 나섰다"면서 "조 후보자 자녀의 입시특혜, 황제장학금이 잘못됐다며 사퇴를 집단적으로 조직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을 포함한 청와대의 기성세대들이 알아듣지도 않고 법과 제도에 반영은 커녕 무시하고 임명을 감행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조 후보자는 2013년 트위터에 "중요한 것은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 쳐다보며 출혈경쟁하지 말고 예쁘고 따뜻한 개천 만드는 데 힘을 쏟자"고 했다.
이런 모든 일련의 발언들은 최근 조 후보자의 딸 조 모(28)씨의 고려대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진학 과정을 둘러싼 의혹들과 맞물리면서 새삼 하나씩 화제가 되고 있다.
조 후보자의 딸 조씨가 고등학생 당시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논문 관련 의혹을 두고 의료계는 진상규명에 돌입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병리학회와 대한의사협회 등은 해당 논문의 책임저자인 단국의대 A교수에게 논문에서 조씨의 기여도를 확인하는 등의 작업에 돌입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도 조씨가 고2 때 단국대 의대 논문에 제1저자로 참여하고, 고3 때는 어머니 지인이 교수로 있는 공주대에서 인턴을 한 뒤 논문을 쓴 것과 관련해 비판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성적이나 집안 사정과 무관하게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각각 장학금을 받은 것도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조국 후보자가 장관 자리에 앉는다면 법무부 장관이 아니라 무법(無法) 장관"이라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조 후보자가 수저계급론, 신세습사회를 비판했지만 정작 본인 아들과 딸은 외고와 미국 유학을 보내 금수저 중 금수저로 키운 것이 드러났다"며 주장했다. 조 후보자의 동문인 서울대생들은 현재 진행 중인 '가장 부끄러운 동문'으로 그를 꼽았으며 23일 교정에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먼저 촛불집회를 준비한 것은 조 후보자의 딸이 졸업한 고려대였다.
이들과 함께한 20대들이 "집단행동을 통해 법과 제도를 바꾸라"는 조 후보자의 당부를 기억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