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오른쪽)가 22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마주앉은 자리에서 테이블에 구둣발을 올려놓고 있다. 일부 ‘결례’ 논란도 있었으나 마크롱 대통령의 농담에 존슨 총리가 장난으로 보인 행동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이날 두 정상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EPA연합뉴스
"무례하다" 소셜미디어에 비난 '봇물' vs "장난스러운 행동일 뿐" 반론취임 후 처음 프랑스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주 앉은 자리에서 테이블에 떡하니 구둣발을 올린 모습이 포착돼 논란을 일으켰다.22일(파리 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 후, 마크롱 대통령과 마주 앉은 존슨 총리가 가운데 놓인 작은 티테이블에 구둣발을 대고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양국 소셜미디어에는 존슨 총리의 태도가 무례하다거나, 프랑스를 모욕하려는 의도라는 비난이 이어졌다고 영국 방송 BBC가 소개했다.한 영국인 이용자는 "만약 외국 총리가 버킹엄궁에서 저랬다면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가 얼마나 난리를 쳤을지 상상해보라"고 비판했다.또다른 이용자는 '후레자식'(yob)이라는 단어에 해시태그(#)를 달아 "이튼에서 예절을 안 가르치는 게 분명하다"고 썼다.존슨 총리는 영국의 유명 사립학교 이튼스쿨 출신이다.프랑스 이용자들은 "영국 수준, 보조(BoJo·보리스 존슨)-스타일"이라거나, "영국 여왕이 이걸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논란이 확산하자 당시 영상을 확인한 영국 매체는 존슨 총리의 행동은 무례나 모욕 의도에서 나온 게 아니라 마크롱의 말에 장난기로 대응한 것뿐이라는 해석을 내놨다.스카이뉴스의 톰 레이너 기자는 트위터에 "마크롱 대통령이 존슨 총리와 가벼운 대화를 하면서, 뒤로 기대고 싶을 때 그 탁자를 스툴(발을 올리는 용도로 쓰이는 가구)로도 쓸 수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고, 존슨 총리는 장난스럽게 그렇게 행동했다"고 썼다.프랑스 매체에도 이번 '논란'이 순간을 포착한 사진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는 시각을 전했다.일간 르파리지앵은 이 사진의 반응을 다루면서 "틀렸다.보리스 존슨은 에마뉘엘 마크롱 앞에서 테이블에 발을 올려 프랑스를 모욕한 것이 아니다"는 제목을 달았다고 BBC는 전했다.존슨 총리는 평소에도 유쾌하고 희극적인 언행으로 시선을 끄는 걸 즐기는 편이다.이번 프랑스 방문에서도 존슨 총리는 기자회견 등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이름이 아니라 '대통령님'에 해당하는 프랑스어 '무슈 르 프레지당'(대통령님)으로 계속 호칭하며 너스레를 떨었다.존슨 총리는 또 브렉시트에도 불구하고 양국 사이의 유대를 강조하려는 듯 "런던에는 프랑스 버스들이 오가고, 프랑스 테제베 고속철도는 브리티시스틸이 제조한 철로를 달린다는 건 실로 놀라운 사실"이라며 "그러나, 많은 사람이 그걸 잘 모른다"고 떠벌리기도 했다.테이블에 올린 구둣발의 진실이 무엇이든 평소 존슨의 '막가파'식 협상 태도나 우스꽝스러운 언행도 '무례' 논란 확산에 일조했다는 분위기다.존슨 총리는 유럽연합(EU)과 합의를 못해도 10월 말에 무조건 탈퇴할 것이라고 선언, 노 딜 브렉시트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을 EU 지도자 가운데 '힘든 녀석'(hard boy)으로 묘사하는 영국 매체의 평가와 관련, 프랑스의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려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9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공정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거론하고, 푸틴 대통령은 프랑스의 ‘노란조끼’ 시위를 언급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두 정상이 회담에 앞서 통역기를 귀에 끼고 있다.AFP연합뉴스
마크롱, 모스크바 공정선거 시위 언급 "러시아도 정치적 자유 지켜져야"푸틴 "우리는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 같은 상황 안 일어나게 할 것"푸틴, G8 합류 희망 의사 피력도…시리아 문제는 입장차 재확인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단독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상대국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와 관련해 신경전을 벌였다.마크롱이 러시아의 공정선거 시위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먼저 거론하자 푸틴은 "우리는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같은 상황이 안 일어나게 하겠다"고 반박했다.먼저 포문을 연 것은 마크롱 대통령이었다.그는 이날 대통령 여름 별장인 지중해 연안 브레강송 요새에서 푸틴과의 본격적인 정상회담에 앞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작심한 듯 "우리는 올 여름을 저항의 자유, 표현의 자유, 의견의 자유, 선거에 참여할 자유로 명명했다.유럽 주요국들에서 그러하듯이 러시아에서도 이런 자유들이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모스크바에서 지난달 20일부터 매 주말 공정선거를 촉구하며 이어져 온 대규모 시위를 거론한 것이다.러시아 시민들은 다음 달 8일 열리는 모스크바 시의회 선거에 유력 야권 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한 것에 반발해 시위를 벌여왔다.러시아 정부는 미국 등 서방 세력이 러시아의 정치적 혼란을 노리고 인터넷과 언론매체 등을 통해 선거 과정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펴면서 지난 17일 집회는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지난 10일 시위에는 주최측 추산 6만명이 참여했고, 경찰은 시위대 240여 명을 체포했다.푸틴은 마크롱의 이런 기습 발언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모스크바 시위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것을 기회로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그는 러시아의 연속시위 관련 질문에 "나는 여기 손님으로 왔고, 그런 주제를 얘기하는 것은 거북하다"면서도 프랑스의 노란 조끼 연속집회를 거론했다.푸틴은 "우리의 계산에 따르면 '노란 조끼' 연속 시위 와중에 프랑스에서 11명이 죽고 2천500명이 다쳤다"면서 러시아의 수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그러면서 "노란 조끼 시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노란 조끼' 연속시위는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늦봄까지 주말마다 프랑스 전역에서 이어진 연속집회로, 서민경제 개선과 직접민주주의 확대 등을 요구하면서 마크롱 정부를 집권 후 최대 위기로 몰아넣은 시위였다.시위가 반년 넘게 이어지면서 경찰의 최루탄에 시위 참가 시민이 맞아 숨지는 등 사망자도 발생했다.마크롱은 이런 푸틴의 반격에 재반박했다.그는 러시아와 프랑스의 정치상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면서 "'노란 조끼'라 불리는 사람들은 유럽의회 선거나 지방선거에 자유롭게 출마할 수 있다.그들이 선거에 출마해 자유롭게 정견을 표현할 자유가 있고 그래서 갈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나는 좋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우리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하고 시위를 하고 선거에 참여하는 나라"라고 강조했다.양국 정상은 국내의 반정부 집회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긴 했지만, 우크라이나 문제 등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루는 기류도 보였다.마크롱은 우크라이나에서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지난 5년간 지속돼 온 (우크라이나-러시아) 분쟁을 종식할 실질적인 기회가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親) 러시아 반군 사이의 무력분쟁 종식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4자 회동에 "향후 몇주일 내로" 참여하고 싶다는 희망을 강하게 피력했다.4자 회동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 독일과 프랑스가 참여해 분쟁 종식을 논의하는 자리다.푸틴은 이에 "새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내가 논의한 내용을 마크롱 대통령과 얘기하겠다"면서 "우리는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푸틴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가 G8(주요 8개국) 협의체로 복귀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그는 G8 재합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거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파트너국가들과 어떤 형태로든 접촉하는 것은 유용하다"고 강조했다.러시아는 G8(주요 8개국)의 일원이었으나 2014년 크림반도를 강제로 병합한 이후 쫓겨나 현재의 G7 체제가 굳어졌다.G7은 미국, 영국, 프랑스,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다.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의 남쪽 흑해로 돌출해 있는 반도로, 본래 러시아 영토였다가 1954년 우크라이나에 편입됐지만, 2014년 러시아가 병합했다.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은 이를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불법 침탈로 규정하고 러시아에 각종 제재를 부과해왔다.두 정상은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서는 입장차를 재확인했다.마크롱은 시리아 북서부의 반군장악 지역의 주민들이 정부군의 공격의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작년 11월 소치에서 체결된 휴전협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그러나 푸틴은 "러시아는 시리아 정부군이 테러리스트로부터의 위협을 종식하기 위해 펼치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해 시리아의 공격이 정당하다고 반박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