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올린 블랙박스 영상에 얼굴 공개" 주장…경찰 "공공 이익 등 고려"
'운전자 보복폭행' 가해자가 되레 피해자 '명예훼손' 고소
경적을 울린 20대 여성 운전자를 마구 폭행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피해자를 되레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A(36)씨는 경적을 울린다는 이유로 뒤차 운전자 20대 여성 B씨에게 욕설하며 얼굴을 마구 때렸다.

A씨와 함께 오토바이에 탄 다른 남성은 바닥에 침을 뱉거나 간간이 A씨를 말리기도 했다.

이후 현장을 떠나는 오토바이 번호판은 모자로 가려 있었다.

당시 B씨 신고로 순찰차가 출동했지만, A씨 측 오토바이를 놓치자 B씨는 차에 있던 블랙박스 영상을 SNS에 올렸고 사건 하루 뒤 네티즌 도움으로 A씨 신원을 알아냈다.

지난달 29일 입건된 A씨에게는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등 폭행 혐의가 적용됐다.

신호가 바뀌어도 출발하지 않는 오토바이를 향해 경적을 울렸다가 난데없이 봉변을 당한 B씨는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B씨에게는 여전한 공포로 남아 있지만 그나마 끝날 것 같던 사건은 지난 13일 A씨 등 2명이 B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며 다시 시작됐다.

A씨와 당시 오토바이를 같이 탔던 남성은 B씨가 SNS에 블랙박스 영상을 올려 본인들 얼굴이 공개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1일 B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1시간가량 조사했다.

경찰은 B씨가 범인 검거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해당 영상을 올린 점, 비방의 목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B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고소인 조사 당시 여경을 동석시키는 등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노력했다"며 "범인을 검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영상을 올린 사정 등을 고려해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