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미국 할리우드 배우 리처드 기어(사진)가 강경한 난민 정책을 고수하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을 “베이비 트럼프”라고 지칭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기어는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절실함을 강조하며 이같이 언급했다.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한 축인 극우정당 동맹 소속인 살비니는 스페인 구호단체 ‘오픈 암즈(Open Arms)’ 등의 난민 구조선 입항을 금지한 인물이다. 기어는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미국보다 더 관대하다’는 살비니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그는 트럼프와 똑같은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사실 나는 그를 베이비 트럼프(baby Trump)라고 부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에도 중앙아메리카 출신 난민들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두 사람은 두려움과 증오에 의존해 과격한 방식으로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고도 했다.

기어는 또 살비니를 만나보고 싶다는 의중을 드러내며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진심은 다를 것으로 확신한다. 그가 난민들과 조금이라도 시간을 함께 보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생각을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어는 지난 9일 이탈리아 정부의 입항 금지로 최남단 람페두사섬 인근 공해상에 머물던 오픈 암즈 구조선에 올라 난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고 직접 위로의 말을 전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