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사업 투자자 중 한 곳인 광주상공회의소가 발을 빼기로 했다. 사업을 주도하는 광주광역시와 투자 조건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인 끝에 투자 철회를 선언했다. ‘반값 연봉의 완성차 공장’을 세우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잇따른 잡음으로 삐걱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광주상의 관계자는 18일 “당초 5년 내 원금 회수 및 우선 배당 등의 조건 아래 30억원을 넣는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광주시와 이견이 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광주시가 경영 성과를 함께 책임지는 전략적 투자자(SI) 참여를 원했지만 상공회의소법상 경영 참여를 전제로 한 지분 투자가 어려워 결국 참여를 철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광주상의 외에 추가 이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투자자 중 2~3곳이 사업 참여를 재검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시는 당초 지난 7월 합작법인 설립을 끝내려고 했지만 투자자별 내부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배당금 문제로 이견이 커지면서 계속 미뤄졌다. 지난 12일 광주시청에서 열기로 한 노·사·민·정 협의회도 잠정 연기된 상태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엔 광주시(지분율 21%)와 현대자동차(19%) 외에 호원 등 14개 자동차 부품사를 합쳐 총 32곳의 투자자가 참여하기로 6월 확정됐다. 합작법인의 총 자본은 5754억원으로, 이 중 자기자본은 2300억원이다.

광주시는 잇따른 ‘잡음’에도 불구하고 이달 안에 합작법인 설립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오는 21일 발기인 총회를 거쳐 이달 안에 투자금 납입을 끝내고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근로자 임금을 낮추는 대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택 교육 의료 등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광주시가 조성 중인 빛그린국가산업단지에 완성차 공장(면적 62만8000㎡)을 짓고 이 공장을 경영할 신설 합작법인에 현대차가 위탁생산 물량을 맡기는 게 핵심이다. 연간 10만 대 규모로 1000㏄ 미만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한다. 2021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장창민/광주=임동률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