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치즈 광고…여성 수동적으로 그린 폴크스바겐 광고도 금지돼
'남자는 애 못 봐'…英서 '성 고정관념' 담은 광고 첫 금지
영국에서 성 고정관념적인 내용을 담은 광고 2편이 금지 조치를 받았다.

이는 지난 6월 새 광고 규정을 도입한 이후 첫 사례다.

14일(현지시간)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광고심의위원회(Advertising Standards Authority·ASA)는 최근 몬델리즈의 필라델피아 치즈 광고, 폴크스바겐의 골프 전기차 광고를 방송은 물론 온라인과 소셜미디어 등에서 금지했다.

영국의 새 광고 규정에 따르면 기업들은 남성이나 여성의 성별에 근거해 이를 고정관념화하는 내용의 광고를 할 수 없다.

일반 대중은 자신이 보기에 특정 광고가 이같은 내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ASA에 신고할 수 있다.

ASA는 자율규제기구이지만, 대부분 광고주는 위원회 규정 준수를 약속하는 내용에 서명했다.

필라델피아 치즈 광고는 두 명의 아빠가 뷔페 레스토랑에서 먹을 것에 정신이 팔려 애들을 방치하는 내용을 담았다.

128명의 소비자는 이 광고가 남성은 아기를 돌보는데 무능해 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폴크스바겐 광고는 두 명의 남성 비행사가 우주를 떠다니거나 한쪽 다리가 없는 남성이 의족을 달고 멀리뛰기를 하는 등 남성은 매우 활동적이고 모험심이 강한 것으로 묘사한 반면, 여성은 유모차 옆에서 책을 읽는 수동적인 모습으로 그렸다.

'남자는 애 못 봐'…英서 '성 고정관념' 담은 광고 첫 금지
ASA는 "성 고정관념적인 내용을 담은 광고는 실제 세계에 유해함을 끼칠 수 있다"면서 "특히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대비시키는 내용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몬델리즈 측은 해당 광고가 현대사회에서 육아에 적극적인 남성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그리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ASA는 "가벼운 내용의 재미있는 내용이지만, 아빠들이 아이들을 효율적으로 돌보지 못하는 것으로 묘사했다"고 반박했다.

폴크스바겐 역시 육아에 지친 모습 대신 여성이 차분하게 책을 읽는 모습이 전형적인 고정관념과 거리가 멀다고 밝혔지만, ASA는 "해당 광고는 여성이 돌봄 등 수동적인 역할을 맡는다는 고정관념을 담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