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의 색깔론 공세를 강력히 비판하며 조 후보자 엄호에 나섰고,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야권은 조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해 검증 과정에서 강한 충돌이 예고됐다.
이달 말 줄줄이 예상되는 8·9 개각 인사들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이 조 후보자에 더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등 다른 후보자들을 향한 공세도 강화해 여야 대치 전선은 더욱 확장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조 후보자 공격을 '색깔론에 기댄 구태정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황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후보자는 과거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관련 사건으로 실형까지 선고받았던 사람"이라며 "국가 전복을 꿈꾸는 조직에 몸담았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에 앉는 것이 도저히 말이 되는 얘기냐"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한국당이 벌써 정상적인 검증 대신 몰이성적 색깔론을 들이대고 있다"며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공안 조서를 작성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국 청문회 보이콧'에 대해서는 "간신히 불씨를 되살린 일하는 국회를 냉각시킬 준비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황 대표에게 충고하는데, 용공 조작이 통하는 80년대가 아니다"라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가공권력 피해자를 빨갱이로 낙인찍고 공격하는 시대착오적 구태정치를 퇴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이어 "황 대표가 시비를 걸고 나선 사노맹 사건은 재판 과정에서 공안당국의 혹독한 고문과 조작 사실이 폭로됐었다"며 "이 때문에 국제앰네스티는 1994년 보고서에서 사노맹 관련자를 양심수라고 했고, 조 후보자를 양심수로 선정했다"며 조 후보자를 방어했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를 '청문회 제1타깃'으로 정조준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이날 강원도 고성 산불피해 현장을 찾은 황교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사노맹 관련 발언에 대해 "법무부 장관은 헌법과 법을 지키겠다고 하는 확고한 신념뿐만 아니라 그에 맞는 처신과 행동을 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부적격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2011년도에 조 후보자 스스로가 본인이 청문회에 통과할 수 없는 이유로 국가보안법 위반과 위장전입을 꼽았다"며 "법무부 장관이 법을 안 지키는데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한다면 설득력이 있겠는가. 이미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연일 조 후보자 때리기에 나섰던 바른미래당은 다른 인사를 향한 공격으로 전선을 확대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과연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인터넷, 통신, 게임, 광고, 미디어 융합 등에 식견을 가진 인물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한 후보자가 최근 '가짜뉴스는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을 수 없다'며 규제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해선 "청와대가 가짜뉴스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지명한 것이라면 방통위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야당은 진보 성향을 띠며 지난해부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로 활동한 한 후보자의 정치편향 여부를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와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경우 정부 정책 기조와 배치되는 다주택 보유자로 알려져 검증 과정에서 야당의 공세가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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