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유통의 미래"…삼중고 뚫고 호실적 이룬 편의점 '빅2'
초저가와 배달 서비스로 무장한 온라인쇼핑몰 공세 속에서도 편의점 업계가 각기 다른 전략으로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 최저임금 인상, 출점 제한, 일본 불매 운동 등 여러 악재 속에서 만든 결과여서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 편의점사업 부문은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 32.9% 증가해 각각 1조7580억 원과 86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상당히 웃도는 수준의 실적으로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는 말이 나온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2.6%, 8.2% 증가해 각각 1조5165억원, 610억원을 올리면서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매출이 떨어지는 것과는 반대로 편의점 업계는 오히려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편의점이 오프라인 유통의 미래"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에 대해 "편의점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1% 증가한 게 무척 긍정적"이라며 "통합MD시스템 구축을 통한 거래조건 개선으로 매입률이 0.7%포인트 가량 개선됐고 광고판촉비, 투자비, 인건비 등 비용 절감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 점포 순증은 110개로 많은 수준은 아니지만 하반기에는 점포 순증 규모가 분기당 200개 이상으로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수익성 개선과 출점 속도 증가 요인들을 감안해 당사는 올해 GS리테일의 편의점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2224억원에서 8.9% 올린 2444억원으로 책정한다"고 내다봤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GS리테일은 2분기 기대치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했는데 3분기는 편의점과 수퍼, 호텔 전 부문의 최성수기로 실적 모멘텀이 더욱 극대화될 것"이라며 "불확실한 국제정세로부터 자유롭고 최저임금도 당초 우려보다 인상률이 낮게 결정돼 리스크도 소멸된 상황"이라고 했다.
"오프라인 유통의 미래"…삼중고 뚫고 호실적 이룬 편의점 '빅2'
BGF에 대한 평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BGF는 올해 수익 기준을 보다 강화하고 효율적인 출점에 집중하면서 기존점 대비 신규점의 일 매출 수준이 증가했다"며 "도시락과 즉석식품이 6% 증가했고 수익성이 좋은 샌드위치는 36%, 샐러드 140%, 튀김류가 222% 성장하는 등 상품믹스 개선으로 매출총이익률이 0.5%포인트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BGF리테일은 오랜 편의점 입지 분석 경험을 바탕으로 상권별 특화매장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화매장은 상권 세분화를 통해 상품력을 강화, 상반기 중 776개 점포의 최적화 작업을 진행했고 총 1300개 매장이 특화매장으로 전화된 이후 일평균 매출액이 3% 이상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BGF의 잠재적인 경쟁력 증가가 보이기 시작한다"고 해석했다. 남 연구원은 "올해 들어 편의점 영업면적 증가 그리고 CK설비(외식 식자재 제조시설) 구축을 통한 식품부문 상품경쟁력 강화를 진행하고 있다"며 "여기에 딜리버리를 기반으로 한 구조적 트래픽 증가도 모색하고 있어 경쟁업체와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편의점이 국내 소매유통 업태 중 온라인과 함께 유일하게 확대되고 있는 채널이란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품 카테고리의 꾸준한 성장으로 편의점의 안정적인 이익 증가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점포 무인화와 점포별 상품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고 추가적인 배달앱과의 파트너십 강화로 신규 매출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내 편의점 '빅2'인 두 업체의 호실적은 최저임금상승과 신규 출점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 여기에 최근 불거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 따른 리스크를 이겨내고 달성한 것이어서 향후 유통채널이 온라인과 함께 편의점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