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만 요트경기장]④ 마리나 1번지·국제적 시설, 두 마리 토끼 잡자(끝)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2014년부터다.

시는 민간투자사업 제안서를 받아 검토한 후 2014년 3월 사업시행자를 '아이파크 마리나'로 지정하고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1천623억원을 투입해 628척 규모 계류장과 요트경기장, 수리시설 등 기반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또 컨벤션 시설과 325실 규모의 특급 호텔도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호텔 건립 계획은 갈등의 불씨가 됐다.

인근 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환경위생정화구역에 포함된 호텔이 유해시설임을 이유로 결사반대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④ 마리나 1번지·국제적 시설, 두 마리 토끼 잡자(끝)
결국 사업자 측 계획은 교육청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고, 행정소송에서도 패했다.

이후 사업자는 호텔 부지를 옮겼기로 했지만 이번에는 호텔 성격을 두고 부산시와 갈등이 빚어졌다.

부산시는 민간투자법에 호텔은 부속시설이 아닌 부대시설로, 사업자가 민간투자시설과 연계해 지을 수 있을 뿐 민간투자 사업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다.

반대로 사업자는 사업 제안 당시부터 민간투자 사업 수익성 확보를 위한 호텔을 민간투자 사업의 부속시설로 규정했다며 반박했다.

결국 양측 갈등은 소송전으로 비화하며 수년간 공방이 이어졌다.

법원은 사업자 손을 들어줬다.

1, 2심에 이어 지난해 4월 대법원에서도 사업자 승소 판결을 내렸다.

[수영만 요트경기장]④ 마리나 1번지·국제적 시설, 두 마리 토끼 잡자(끝)
부산시는 현재 사업자 측의 새로운 사업제안서를 바탕으로 개발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이다.

재개발 방향과 관련해 전문가와 관광 업계에서는 수영만 요트경기장이 마리나 1번지로 거듭나고, 국제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경기장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향으로 이뤄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한요트협회 김상석 국가대표 후보선수 전임 지도자는 "수영만 요트경기장의 계류장 포화 현상은 국제경기 유치에 방해가 되는 요소라 계류장 시설 대폭 확충과 시설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영만 요트경기장의 경우 예전에는 가장 크고 시설이었지만, 지금은 경쟁력을 갖춘 마리나 항만들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서 발전이 필요하다"면서 "부산의 경우 숙박이 잘 되어 있고, 외국의 어느 곳과 비교해도 마리나 여건이 좋고 국제경기를 훌륭하게 치를 수 있다.

재개발을 통해 기반시설만 잘 갖추면 다시 한번 도약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수영만 요트경기장]④ 마리나 1번지·국제적 시설, 두 마리 토끼 잡자(끝)
지역 정치권에서도 호텔을 둘러싼 갈등에 발목 잡힌 재개발 논의가 아닌 계류시설 현대화와 방파제 시설 개선 등에 초점이 맞춰진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배용준 부산시의원은 지난 5월 시의회 5분 자유발언에서 "기반시설 확충은 뒷전이고, 사업자의 수익성에 치중하는 본말이 전도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예상된다면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사업은 안 하는 것만 못하다"면서 기반 시설 확충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요트 대여 사업자들은 해양 관광 시설을 수영만에 집중적으로 유치해 부산이 해양관광 메카로 도약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4년째 요트 대여 사업을 운영 중인 A사 대표는 "마리나 거점시설이 되기 위한 요트 역사박물관, 시민들이 요트를 조정하고 체험해 보는 교육 체험 시설 조성 등 요트 관련 시설을 대폭 확충해 대한민국에서 명실상부한 마리나 항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