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소형 SUV 비교 시승 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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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뉴, 혼행족에 딱~
셀토스, 반자율주행 '재미'
티볼리, 가파른 언덕 '거뜬'
셀토스, 반자율주행 '재미'
티볼리, 가파른 언덕 '거뜬'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생애 첫 차로 소형 SUV를 고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다. 인기는 이미 숫자로 증명됐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국내에서 판매된 소형 SUV는 9만4038대로 작년 동기(7만5609대)보다 24.4%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 시장은 4.1%(88만1522대→84만4996대) 쪼그라들었는데 소형 SUV 시장만 치고나갔다.
국내 자동차회사들도 소형 SUV 모델을 앞다퉈 내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베뉴와 기아자동차 셀토스, 쌍용자동차 베리 뉴 티볼리가 대표 모델이다. 이들 3개 모델을 직접 타보고 장단점을 따져봤다. 베뉴, 밀레니얼 세대 취향저격
베뉴는 현대차 SUV 가운데 가장 작은 ‘막내’ 모델이다. ‘혼행’(혼자 여행하는 것), ‘혼밥’(혼자 밥먹는 것) 등 1인 생활을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겨냥해 나왔다. 연간 판매 목표는 1만5000대다.
외관을 보면 작지 않은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베뉴의 전장(길이)은 4040㎜다. 바로 위 차급인 코나보다 125㎜ 짧다. 전고(높이)는 코나보다 15㎜ 높다. 길이는 짧은데 차체가 높아 볼륨감이 느껴진다. 단단하고 다부진 인상도 준다.
실내 공간은 좁지만 실속을 차렸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을 줄이면서 최대한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에 키 183㎝ 남자 성인이 탔는데도 머리 위로 공간이 여유롭게 남았다. 트렁크 공간은 355L로 경쟁 모델인 셀토스(498L)보다 143L 작다. 하지만 1인 생활을 즐기는 운전자에게는 부족함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용인 고매동에서 여주 강변유원지까지 왕복 145㎞ 구간을 오갔다. 베뉴는 주행 성능이 도심 주행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시속 60~80㎞ 수준에서 안정성과 정숙성이 돋보였다. 다만 시속 100㎞ 이상 고속 주행에선 셀토스, 티볼리 등과 비교해 차체가 약간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베뉴엔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IVT(무단변속기)를 얹은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장치)이 탑재됐다. 힘보다 연비에 중점을 둔 조합이다. 복합연비는 L당 13.3㎞(17인치 타이어 기준)다. 68분간 73㎞를 주행한 결과 L당 15.7㎞의 연비가 나왔다. 고속도로 주행 공인연비인 14.7㎞/L를 웃돌았다. 하이클래스 소형 SUV 셀토스
‘실속형’인 베뉴와 달리 기아차 셀토스는 ‘하이클래스(고사양) 소형 SUV’를 내세우고 있다. 주된 타깃도 ‘남다른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30대’로 베뉴와는 지향점이 다르다.
셀토스의 첫인상은 ‘소형 SUV 같지 않다’였다. 전장이 4375㎜로 동급 소형 SUV 중 가장 길다. 2열 레그룸(965㎜)도 넉넉하다. 뒷자리에 성인 남성 둘이 앉아도 공간이 여유로웠다. 트렁크 용량도 498L로 넓어 골프백 3개와 보스턴백 3개를 동시에 실을 수 있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3인 가족도 편하게 쓸 수 있는 크기다.
최첨단 운전자보조장치(ADAS)도 대거 탑재됐다. 전방충돌방지보조, 차로유지보조, 차선이탈방지보조, 하이빔보조 등이 모든 트림(세부 모델)에 기본 적용됐다. 인테리어에도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보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나 10.25인치 내비게이션, 기아차 최초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이 장착됐다.
주행 성능도 괜찮았다. 가솔린 모델을 타고 여주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오크밸리 리조트까지 왕복 130㎞ 구간을 달렸다. 좁은 비포장 도로와 고속도로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도 주행 성능은 안정적이었다. 급격하게 코너를 돌리는 구간에서도 차체 쏠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도 적절하게 작동했다. 스티어링휠에 가볍게 손을 얹고 편안하게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다. ‘묵직한 주행감’ 티볼리
지난 6월 시장에 나온 쌍용차의 ‘베리 뉴 티볼리’는 티볼리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올 상반기 티볼리 판매 대수는 2만275대로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신차 판매시장 점유율은 28.8%에 달한다.
새로 개발된 1.5L 터보 가솔린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티볼리를 타고 서울 도심과 경기 고양을 오갔다. 최고 출력 163ps/5500rpm, 최대토크 26.5㎏f·m/1500∼4000rpm의 힘을 내는 차다. 1.6L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36ps/4000rpm, 최대토크 33.0㎏f·m/1500∼2500rpm의 성능을 낸다.
티볼리는 베뉴와 셀토스보다 묵직한 주행 성능을 지녔다. 4륜 구동 시스템이 적용돼 경사가 가파른 언덕이나 지하 주차장 통로를 힘있게 올라갔다. 오르간 방식의 가속 페달을 밟는 만큼 속도도 쉽게 올라갔다. 다만 페달을 밟을 때 한 박자 늦게 반응하는 느낌이 들어 운전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익숙지 않은 운전자로서는 멈췄다 섰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약간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음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였다. 전후방 서브프레임에 다이내믹 댐퍼와 4점 마운팅을 각각 적용하고 흡음재를 보완해 소음을 대폭 줄였다. 2열 좌석을 32.5도 젖힐 수 있는 리클라이닝 시스템도 눈길을 끌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국내 자동차회사들도 소형 SUV 모델을 앞다퉈 내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베뉴와 기아자동차 셀토스, 쌍용자동차 베리 뉴 티볼리가 대표 모델이다. 이들 3개 모델을 직접 타보고 장단점을 따져봤다. 베뉴, 밀레니얼 세대 취향저격
베뉴는 현대차 SUV 가운데 가장 작은 ‘막내’ 모델이다. ‘혼행’(혼자 여행하는 것), ‘혼밥’(혼자 밥먹는 것) 등 1인 생활을 즐기는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를 겨냥해 나왔다. 연간 판매 목표는 1만5000대다.
외관을 보면 작지 않은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베뉴의 전장(길이)은 4040㎜다. 바로 위 차급인 코나보다 125㎜ 짧다. 전고(높이)는 코나보다 15㎜ 높다. 길이는 짧은데 차체가 높아 볼륨감이 느껴진다. 단단하고 다부진 인상도 준다.
실내 공간은 좁지만 실속을 차렸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을 줄이면서 최대한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뒷좌석에 키 183㎝ 남자 성인이 탔는데도 머리 위로 공간이 여유롭게 남았다. 트렁크 공간은 355L로 경쟁 모델인 셀토스(498L)보다 143L 작다. 하지만 1인 생활을 즐기는 운전자에게는 부족함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 용인 고매동에서 여주 강변유원지까지 왕복 145㎞ 구간을 오갔다. 베뉴는 주행 성능이 도심 주행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시속 60~80㎞ 수준에서 안정성과 정숙성이 돋보였다. 다만 시속 100㎞ 이상 고속 주행에선 셀토스, 티볼리 등과 비교해 차체가 약간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다.
베뉴엔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IVT(무단변속기)를 얹은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장치)이 탑재됐다. 힘보다 연비에 중점을 둔 조합이다. 복합연비는 L당 13.3㎞(17인치 타이어 기준)다. 68분간 73㎞를 주행한 결과 L당 15.7㎞의 연비가 나왔다. 고속도로 주행 공인연비인 14.7㎞/L를 웃돌았다. 하이클래스 소형 SUV 셀토스
‘실속형’인 베뉴와 달리 기아차 셀토스는 ‘하이클래스(고사양) 소형 SUV’를 내세우고 있다. 주된 타깃도 ‘남다른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30대’로 베뉴와는 지향점이 다르다.
셀토스의 첫인상은 ‘소형 SUV 같지 않다’였다. 전장이 4375㎜로 동급 소형 SUV 중 가장 길다. 2열 레그룸(965㎜)도 넉넉하다. 뒷자리에 성인 남성 둘이 앉아도 공간이 여유로웠다. 트렁크 용량도 498L로 넓어 골프백 3개와 보스턴백 3개를 동시에 실을 수 있다. 여행을 많이 다니는 3인 가족도 편하게 쓸 수 있는 크기다.
최첨단 운전자보조장치(ADAS)도 대거 탑재됐다. 전방충돌방지보조, 차로유지보조, 차선이탈방지보조, 하이빔보조 등이 모든 트림(세부 모델)에 기본 적용됐다. 인테리어에도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보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나 10.25인치 내비게이션, 기아차 최초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등이 장착됐다.
주행 성능도 괜찮았다. 가솔린 모델을 타고 여주 마임비전빌리지에서 오크밸리 리조트까지 왕복 130㎞ 구간을 달렸다. 좁은 비포장 도로와 고속도로 등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도 주행 성능은 안정적이었다. 급격하게 코너를 돌리는 구간에서도 차체 쏠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고속도로 주행보조 기능도 적절하게 작동했다. 스티어링휠에 가볍게 손을 얹고 편안하게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다. ‘묵직한 주행감’ 티볼리
지난 6월 시장에 나온 쌍용차의 ‘베리 뉴 티볼리’는 티볼리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올 상반기 티볼리 판매 대수는 2만275대로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신차 판매시장 점유율은 28.8%에 달한다.
새로 개발된 1.5L 터보 가솔린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 티볼리를 타고 서울 도심과 경기 고양을 오갔다. 최고 출력 163ps/5500rpm, 최대토크 26.5㎏f·m/1500∼4000rpm의 힘을 내는 차다. 1.6L 디젤엔진은 최고출력 136ps/4000rpm, 최대토크 33.0㎏f·m/1500∼2500rpm의 성능을 낸다.
티볼리는 베뉴와 셀토스보다 묵직한 주행 성능을 지녔다. 4륜 구동 시스템이 적용돼 경사가 가파른 언덕이나 지하 주차장 통로를 힘있게 올라갔다. 오르간 방식의 가속 페달을 밟는 만큼 속도도 쉽게 올라갔다. 다만 페달을 밟을 때 한 박자 늦게 반응하는 느낌이 들어 운전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익숙지 않은 운전자로서는 멈췄다 섰다를 반복하는 도심에서 약간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음에도 각별히 신경을 쓴 흔적이 엿보였다. 전후방 서브프레임에 다이내믹 댐퍼와 4점 마운팅을 각각 적용하고 흡음재를 보완해 소음을 대폭 줄였다. 2열 좌석을 32.5도 젖힐 수 있는 리클라이닝 시스템도 눈길을 끌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