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나면서 갈수록 인기 끌어…"방학철 맞아 2배 이상 늘어"
지난달 다녀간 방탄소년단 RM 홍보 효과도 톡톡
폭염 뚫고 야수파 보러 몰려든 시민들…세종문화회관 전시 인기
더위가 기승을 부린 9일 낮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지하에 자리한 미술관 매표소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섰다.

폭염을 뚫고 온 사람들을 맞이한 것은 앙리 마티스(1869∼1954), 앙드레 드랭(1880∼1954), 파블로 피카소(1881∼1973). 100년 전 세상의 색채와 형태를 바꿈으로써 현대미술 창시자로 평가받는 야수파·입체파 거장들이다.

야수파와 입체파 작업을 소개한 세종문화회관 전시 '혁명, 그 위대한 고통- 20세기 현대미술의 혁명가들' 인기가 갈수록 뜨겁다.

이날 전시장에서는 체험수업에 나선 초등학생들, 데이트 나선 젊은이들, 나이 지긋한 부부, 서너명씩 무리를 지은 중년 여성 등 다양한 관람객을 만날 수 있었다.

관람객 집중력이 높은 전시 초반부는 작품과 해설을 꼼꼼하게 챙겨 보는 이들로 주최 측이 동선을 정리해야 할 정도였다.

전시해설가 김찬용이 이끄는 전시 투어에는 사람들이 대거 몰렸다.

아시아 첫 전시로 주목받은 드랭의 대표작 '빅 벤' 단독 전시공간에서는 작품을 오랫동안 관람하는 이들이 많았다.

학생 3명과 방문한 서울 금천구 문성중학교의 김리리 교사는 "이번 전시가 강조하는, 기존 것을 넘어서는 혁명이라는 정신을 아이들이 깨달으면 좋을 것 같아서 왔다"라면서 "책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니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지인들과 함께 온 한 중년 남성은 전시장을 이동하다 말고 "만오천원 티켓값이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작품들이 많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폭염 뚫고 야수파 보러 몰려든 시민들…세종문화회관 전시 인기
도슨트 김상진 씨는 "관람객이 갈수록 늘기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방학을 맞이한 지난주부터 2배 이상 늘었다"라면서 "여성 관람객 비율이 높고, 지난주부터는 가족 단위 관람객도 급증했다"라고 전했다.

전시 주관사인 코바나컨텐츠에 따르면 개막 2개월이 채 안 된 현재까지 약 7만 명이 다녀갔다.

여름방학이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만큼, 관람객들은 갈수록 늘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전시는 미술 전시 순례로 화제를 모은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 효과도 톡톡히 봤다.

지난달 초 전시장을 다녀간 RM은 '빅벤' 앞에서 찍은 사진을 온라인에 올렸다.

그 이후 RM이 서 있던 장소, 관심을 보인 작품 등을 세세하게 묻는 관람객들이 많다는 게 도슨트들의 전언이다.

이번 전시는 어린이 미술교육장으로도 인기였다.

미술관 또한 작가와 작업을 쉽게 설명한 어린이용 안내판을 별도로 설치하는 등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체험학습차 전시장을 찾은 박초아·지연화(9) 양은 형상을 조각조각 낸 입체파 그림들이 특히 재미있다고 했다.

전시는 9월 15일까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