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철거·안전확보 후 현장감식…오염된 소방용수도 처리해야

지난 6일 경기 안성의 종이상자 제조공장 건물에서 난 불이 발생 나흘째인 9일 현재 완전히 진압되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를 완전히 마친 뒤 건물철거를 통한 안전확보 및 오염된 소방용수 제거 작업을 거쳐 현장 감식에 나설 방침이다.

안성화재 발생 나흘째 잔불 진화작업 진행중
이날 오전 안성시 양성면 종이상자 제조공장 건물 화재 현장은 마치 폭격을 맞은 듯 건물의 형체가 거의 사라진 상태였다.

처참하게 부서진 콘크리트 기둥과 앙상하게 드러나 아래로 축 늘어진 철근은 폭발이 일어났을 당시의 파괴력을 가늠케 했다.

현장의 소방대원들은 곳곳에 하얗게 피어오르는 연기 사이로 물을 뿌리고, 굴착기로 잔해를 들어내 치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화재의 현장 감식은 발생 이튿날인 지난 7일 오전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잔불이 살아있는 데다 건물 붕괴 위험이 있어 바깥에서 현장을 맨눈으로 30여분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추가적인 감식은 이뤄지지 못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 유관기관은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3천500㎡) 규모의 이 건물 지하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지상 건물에 대한 철거 및 잔해 정리 후 안전을 확보한 뒤 지하로 진입하기로 했다.

안성화재 발생 나흘째 잔불 진화작업 진행중
그러나 잔불을 완전히 정리하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더 걸릴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다음 주 중 현장 감식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다.

건물을 철거하더라도 지하에 들어찬 소방용수를 모두 빼낸 뒤에 지하로의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지정 업체를 통해 오염된 소방용수를 처리할 방침이다.

소방 관계자는 "아직도 화재 현장 곳곳에는 소량의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어 진화가 완전하게 끝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건물 내에 탈물질이 많고, 여러 잔해 탓에 소방용수가 침투하지 못해 완전한 진화까지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재로 안성소방서 양성지역대 소속 15년 차 베테랑 석원호(45) 소방위가 순직하고, 이돈창(58) 소방위가 화상을 입었다.

공장 관계자 등 9명도 부상하는 등 총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안성화재 발생 나흘째 잔불 진화작업 진행중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