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기업 지원 간담회…정부 강경 대응 우려 목소리도
한일 경제전쟁에 부산기업 직·간접 피해 "실질적 지원 필요"
"일본과의 경제전쟁 때문에 9, 10월 일본 노선 예약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일부 일본 노선은 불가피하게 다음 달부터 감축 운행에 들어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8일 오후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피해기업 지원 간담회에 참석한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는 "현재 일본 노선 예약률은 작년의 35∼40%에 불과하고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승객도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부산 기업인들은 일본 경제보복으로 이미 직·간접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호소했다.

에어부산 한 대표는 "항공산업은 85%가 고정성 비용이다.

그렇기 때문에 운항을 중지해도 비용 절감효과가 거의 없다.

7, 8월 성수기지만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히고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가 이착륙 비용이라도 한시적으로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영기 세기하이텍 회장은 "일본 수출규제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기업이다"라며 "대기업은 그래도 견딜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런 부분에 취약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위한 재정지원, 세제 혜택, 인건비 지원 같은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파나시아 이수태 대표는 "매출의 15%를 일본에 수출하면서 일본 시장 4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비자 연장 거부 등 사태가 확산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하다"라고 말했다.

한일 경제전쟁에 부산기업 직·간접 피해 "실질적 지원 필요"
정부의 강경 대응을 우려하는 기업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인쇄용 잉크를 만드는 광명잉크 이남규 회장도 이날 간담회에서 "수입 화학약품의 일본 의존도가 15%로 크지는 않지만, 걱정되는 것은 일본 수출이다"라며 "정부와 정치권에서 지나치게 강경 일변도로 나아가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우려되는 측면이다"라고 말했다.

동화엔텍 김강희 회장은 "일본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용히 일본의 약점을 찾아야 하는 데 지금 우리는 너무 직설적으로 대응하는 것 같다"라며 "일본의 경제보복을 이기기 위해 이미 국산화된 부품의 활용방안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동석 동진기공 회장은 "시민단체와 국민들은 적극적으로 국민 정서를 가감 없이 표현하고 있고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그러나 국가 이익과 경제를 책임지는 정부는 감정보다는 이성을 바탕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 등 부산지역 여당 국회의원들은 기업인과 부산상공회의소 건의사항을 정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