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전현직 지도부 전원 검증' 제안…재신임 여론조사도 '孫선언' 뒤로 손학규 "유승민-나경원 구체적 얘기 진행"…보수통합 의혹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대상으로 한 혁신위원회의 '검증' 시도를 놓고 계파 간 힘겨루기가 가열되고 있다.
손 대표 측 당권파는 비당권파 성향인 혁신위가 어떤 요구를 하든 거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혁신위 측은 유승민 의원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도 검증대에 세우겠다며 손 대표도 응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혁신위는 7일 보도자료를 내고 "한 최고위원이 '손학규 대표는 물론, 창당주역과 전 당 대표, 전 원내대표까지 모두 초청해 공청회를 추진하자'고 했는데 이를 수용한다"며 "손 대표의 참여가 확정되면 이전 지도부와 주요 인사들의 공개검증을 적극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혁신위가 수락 의사를 밝힌 '창당주역·전 대표·전 원내대표 전원 검증'은 문병호 최고위원이 당 지역위원장 SNS 대화방에서 제안한 것으로, 안철수·유승민·박주선·김동철·손학규·김관영·오신환 등 전·현직 지도부 모두에 대한 검증을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위는 또 손 대표 재신임 등에 대한 여론조사 시점도 '손학규 선언' 이후로 가닥을 잡았다.
손 대표는 다음 주 총선 승리와 당 혁신을 위한 자체 비전을 내놓겠다고 한 바 있다.
한 비당권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독일에 있는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 영상통화로 부르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문 최고위원의 구상은 당권파 주류 시각과는 거리가 있는 개인 주장에 가까워 손 대표가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 당권파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위의 검증 행위를 일탈로 규정한 상황에서 손 대표가 참석할 리는 만무하다.
제안에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당권파 관계자도 "노림수가 뻔한 만큼 택도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유승민 의원과 통합하지 않으면 한국당에 미래가 없다', '손학규 대표가 나가야 정리된다'고 말한 것을 두고 바른미래당 각 계파는 장외 공방을 벌였다.
손 대표는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유 의원 내지 유 의원 계열과 나 원내대표 내지 한국당 사이에서 구체적인 얘기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나 원내대표가 그런 얘기를 하겠느냐"며 '교감' 의혹을 제기했다.
손 대표는 지난 5일 최고위에서도 유 의원 등이 자신을 몰아낸 뒤 한국당과의 통합을 꾀하는 게 아니냐며 "한국당에 가려거든 혼자 가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바른정당 출신 한 의원은 "물밑 교감은 없었다"며 "나 원내대표가 공개 구애하는 것은 유 의원이 한국당과의 통합에 부정적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언급을 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