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농산물 보복카드 나오자 서둘러 대선 표밭관리 착수
트럼프 "농가 추가지원 검토"…무역전쟁 장기화 준비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미국산 농산물을 다시 보복 카드로 들고나오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농민들과 농업 대기업 달래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트윗에 "지난 2년 동안 알게 됐듯, 우리 위대한 미국 농민들은 대통령이 함께 해왔으며 다른 대통령이 하지 않았던 것을 해왔다는 점에서 중국이 그들을 해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필요하다면 내년에도 지원책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비하는 한편, 그로 인한 농민층 지지기반 이탈을 우려해 서둘러 추가 지원책 의지를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농가에 120억 달러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추가로 160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중국은 전날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자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부터 미국산 농산물을 협상의 지렛대(레버리지)로 활용해왔다.

중국은 그간 미국과 관계가 악화할 때면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줄이고, 무역 협상을 앞두고선 구매를 확대하는 방식으로 우호적 제스처를 취했다.

미국 CNBC 방송은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하면 미국 농민은 가장 큰 고객 중 하나를 잃는 것이라며 이는 이미 힘든 상황에 더 파괴적인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미주리대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7년 9월부터 2018년 5월까지 미국산 대두를 2천770만t 구매했으나, 작년 9월∼올해 5월 같은 기간 동안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량은 700만t으로 70% 넘게 줄었다.

트럼프 "농가 추가지원 검토"…무역전쟁 장기화 준비
중국이 농산물을 협상카드로 이용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가장 민감한 부분인 농민층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관측된다.

내년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당락을 가른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농민층의 지지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기자본 투자사 사파나드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존 러틀리지는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협상카드로 정한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러틀리지는 중국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소농들뿐만 아니라 공화당에 대규모 정치자금을 대는 농업 기업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민층이 타격을 받고는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그전까지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백악관 내부에서도 중국과 어떤 방식의 합의를 하든 이는 의회 내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너무 약하다며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으니 중국과 무역협상을 보류하고 다른 나라와의 무역협상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무역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농민층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농가 지원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최대 농업인 조직인 미국농업인연맹(AFBF)의 지피 듀발 회장은 "지원책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듀발 회장은 중국의 농산물 수입 중단은 "이미 고군분투하며 사는 농민과 목축업자 수천 명에게 엄청난 타격"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