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北 도발, 9·19합의 위반 아니다" 논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북한의 핵실험과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발사 횟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야당의 공세를 받았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사진)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는 의견을 밝혀 논란이 됐다.

노 실장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몇 차례 했나”라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두 번인가 했나요”라며 구체적으로 답하지 못했다. 표 의원은 “한 번도 없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비교하면 문재인 정부 들어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상당히 평화적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노 실장은 “네, 그렇다”고 답했다.

하지만 회의에 출석한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노 실장의 발언을 바로잡았다. 김 차장이 “북한 핵실험은 2017년에 한 번 있었다”고 하자 표 의원은 “제가 한 차례 있었던 걸 잊었다. 고맙다”고 했다. 노 실장은 “북한의 ICBM 발사는 몇 차례 있었냐”는 표 의원의 질의에도 답을 하지 못했다. 북한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한 차례 했고, ICBM은 2017년 7월 4일과 7월 29일, 같은 해 11월 29일 세 번 발사했다.

이양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노 실장을 향해 “핵실험이 한 번도 없었다는 불성실한 태도로 이 회의에 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변에 참모도 있는데 잘못 답변하면 바로 시정을 해야 할 것 아니냐”며 “이렇게 준비를 안 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회의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냐”는 김현아 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했는데, 청와대와 국방부의 입장이 왜 다르냐”고 다시 묻자 정 실장은 “정 장관이 그렇게 얘기한 걸로 파악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이 이 과정에서 “내가 초선이라서 무시하냐”며 쏘아붙이자 정 실장은 “의원님이 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치면서 여야 간 신경전으로 번졌다. 한국당 운영위원들이 정 실장의 사과를 요구하다가 집단 퇴장하면서 회의가 한때 파행됐다. 파행된 후에도 한국당 의원들은 정 실장이 김 의원을 향해 ‘삿대질’을 했다고 주장하며 물리적 충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