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삼례, 다시 봄' 공연…"日경제 보복에 결연한 의지 담아"

"쌀 수탈의 아픔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고 일제에 항쟁하며 희망을 노래했던 우리 민족의 저력을 확인하는 감동적인 연극이었습니다.

일제 쌀 수탈의 전진기지 삼례예술촌의 '특별한 공연'
3일 전북 완주군 삼례문화예술촌 소극장에서 펼쳐진 소리 연극 '삼례, 다시 봄!' 공연이 일본의 경제보복과 맞물리면서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 연극은 정부의 '쌀 수탈 근대역사 교육 벨트 조성사업' 공모에 선정된 완주군이 2017년 삼례지역의 일제 강점기 역사를 토대로 창작했다.

일제의 쌀 수탈 중심이었던 삼례지역을 배경으로 농민들의 애환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노래한 연극에는 지역의 소리꾼과 배우 등 8명이 출연한다.

무료인 이 연극은 작년부터 연 5회가량 지역민들을 만나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연극은 일제의 토지 수탈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조그만 땅마저 빼앗길 처지에 놓인 '대복'이 어릴 적 친구이자 일본인 지주의 농장에서 마름 노릇을 하는 '판수'와 갈등을 빚으면서 고조된다.

암울한 시대 상황에 굴하지 않는 '덕구'와 '순덕'의 애틋한 사랑을 풀어내고 다가올 봄을 위해 희망을 노래하는 민초들의 삶을 잘 녹여내 지역민의 고달프지만 강건한 삶을 대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제 쌀 수탈의 전진기지 삼례예술촌의 '특별한 공연'
만경강 상류에 있는 삼례는 오래전부터 곡창지대로 유명해 호남지역 양곡 수탈의 중심지였으며, 삼례역 철도를 이용해 김제·익산·정읍 등지의 쌀을 군산항으로 옮겨가는 기지 역할을 했다.

공연이 펼쳐진 삼례문화예술촌은 당시 일본이 쌀을 수탈하기 위해 만든 양곡 창고였다.

애초 일본인 대지주 시라세이가 설립한 이 창고는 시간이 흐르며 양곡 창고로서 필요성이 줄어들다가 그 기능을 상실했다.

완주군은 '역사의 현장을 보존하자'는 취지로 2000년대 이를 매입, 원형을 보존하면서 목공소·책공방·미술관·디지털 아트관·카페·소극장 등으로 조성해 지역의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재정 완주향토문화예술회관장은 6일 "공연을 본 관람객들은 '경제적 독립이야말로 진정한 독립이라는 신념으로 일본 제품 불매와 일본 안 가기 운동을 계속해서 실천할 것'이라거나 '일본의 경제보복에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할 작정', '살아있는 역사 교육 극'이라는 소감 등을 전했다"고 말했다.

부안군 등으로부터 초청을 받은 이 연극은 올해 3차례 더 무대에 올려진다.

일제 쌀 수탈의 전진기지 삼례예술촌의 '특별한 공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