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패소 총격에 멕시코인 7명 사망
멕시코 대통령 "미국, 무차별적인 총기 판매 통제해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자국민 7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미국 정부에 강력한 총기 규제를 촉구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오전 일일 기자회견에서 "멕시코는 다른 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안타까운 사건이 총기 판매에 대해 숙고하고 분석해 무차별적 총기 판매를 통제하는 결정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다른 나라의 내부적인 생활에 개입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다시 한번 신중하게 말하면서도 "그렇지만 이번 일은 미국인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4일 엘패소 쇼핑단지 내 월마트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현재까지 멕시코 국적 7명을 비롯해 20명이 사망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백인 남성 용의자 패트릭 크루시어스(21)는 범행 전 커뮤니티에 이번 공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서를 올렸다.

멕시코 대통령 "미국, 무차별적인 총기 판매 통제해야"
멕시코 북부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엘패소는 인구의 80% 이상이 히스패닉이며, 주말에는 멕시코 주민들도 쇼핑 등을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이번에 사망한 멕시코인 7명 중에서도 5명이 치와와주 주민이라고 멕시코 언론은 전했다.

이 중엔 개학을 앞두고 자녀의 학용품을 사러 갔던 40대 아버지와 엘패소 공항에 딸을 태우러 간 어머니, 엘패소에 사는 가족을 만나러 갔던 50대 여교사 등이 포함됐다.

불과 6개월 전 멕시코에서 엘패소로 이주한 70대 남성이 아내를 지키려다 숨지는 등 다른 미국 국적 사상자 중 상당수도 멕시코 등 라틴계로 추정된다.

멕시코 정부는 앞서 이번 사건을 미국 내 멕시코인을 겨냥한 테러로 규정하고, 테러 혐의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미국에서 멕시코로의 불법 무기 반입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