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원 PD, '일본 소설 원작' 비난에 "2014년부터 준비"
지성 "천재이기만 한 '의사요한'이라면 할 이유 없어"
"그냥 천재 의사 차요한이었다면 이 캐릭터를 제가 할 이유는 없었을 것 같아요.

"
배우 지성(본명 곽태근·42)은 5일 강서구 마곡동 이대병원에서 열린 '의사요한' 기자간담회에서 선천성 무통각증(CIPA)을 지닌 의사 연기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극 중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한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차요한 교수로 분하는 그는 "선천성 무통각증 설정이 없었다면 캐릭터에 대해 호감이 생기지도 않았을 것 같다"며 "차요한이 본인을 위해 살아가고자 했던 행위들이 환자를 위한 마음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보고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병을 표현하기 위해 고민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지성은 "아픔을 느끼지 못한다면 뜨거운 건 어떻게 마실까, 눈으로 확인하고 마실까, 혹시라도 통증을 느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살지 않을까, 그래서 손가락에 멍이 들어도 계속 튕기지 않을까 등 연구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 나이 정도면 단순히 멋진 캐릭터, 힘차게 뛰어다니는 캐릭터보단 배우로서 책임감 있게 메시지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차요한 캐릭터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보고 싶었다는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아버지의 심장질환 투병 생활을 이야기하며 눈가에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지성은 "아버지가 아프실 때 호스피스 병동 같은 시설이 얼마나 필요한지 알았다"며 "사회에 경각심을 불러일으켜 죽음을 준비하는 행복한 사회가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성 "천재이기만 한 '의사요한'이라면 할 이유 없어"
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 2년차 강시영 역을 맡은 이세영(27)은 "시영이는 스스로 신념을 만들어가고 배워가는 과정인 것 같다.

처음엔 주변과 갈등도 빚고 교수에게 따지기도 하지만 길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 배우 지성과의 호흡에 대해선 "어떻게 감히 호흡이라고 말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더할 나위 없이 좋고 (지성이) 항상 배려해줘서 감사하다"라며 웃었고, 지성 또한 "최근에 이세영과 연기하면서 연기의 맛을 새롭게 깨닫고 있는 것 같아서 행복하다"라고 밝혔다.

극 중 존엄사에 반대하며 3년 전 '차요한 사건' 담당 검사 손석기를 맡은 이규형(36)은 "아직 제 역할이 미스터리하다.

시청자들도 제 역할을 생뚱맞다고 느끼실 것"이라며 "손석기만의 뚜렷한 생각과 신념을 갖추기 위해서 많은 자료를 찾아봤고, 극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연출을 맡은 조수원(53) PD는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거세지는 현 시국에서 드라마가 일본 소설 '신의 손'을 바탕으로 하는 데 대한 입장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조 PD는 "'의사요한'은 2014년 초부터 김지운 작가와 얘기 나눴던 드라마"라며 "원작료는 전체 제작비의 0.8%밖에 되지 않는다.

정치 상황이 좋지 않아 작품의 의미까지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인터넷 댓글들이 달리는 걸 보면 아쉽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