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퍼 "억지태세 제공 차원…핵 아닌 재래식 무기" 거듭 강조
폼페이오 "억지·안정 창출 목적…러시아 서있는 지점 따라잡을 조치 시작"
美국방·국무, 중거리미사일 "지역 동맹·파트너들과 협의 배치"(종합)
미국 외교·국방 수장들은 4일(현지시간)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와 관련, 이는 억지 태세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며 해당 지역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의를 거쳐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호주를 방문 중인 에스퍼 국방부 장관은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함께 호주 측 인사들과 장관급 회의(AUSMIN)를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아시아 지역 내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가 중국을 겨냥한 적대적 조치라는 인식이 있다'는 질문을 받자 이에 대한 즉답을 피한 채 이같이 밝혔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지 하루 만인 전날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8월 2일 조약에서 탈퇴한 것은 러시아가 오랫동안 (조약을) 준수하지 않은 결과로, 우리는 마지막 날까지 조약을 준수했다"며 이제 사거리 500∼5천500㎞의 무기를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에스퍼 장관은 "우리는 핵이 아니라 재래식 무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에스퍼 장관은 "시스템 설계와 개발, 테스트, 그리고 궁극적으로 배치에 이르기까지, 그것(배치 지역)이 유럽 지역이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든, 아니면 다른 지역이든 간에 이는 역내 충돌을 막는 억지 태세를 제공하며 지속시켜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지역이 됐든 간에 우리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협의해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회견에서 "우리가 전 세계에서 이러한 (무기) 시스템을 우리의 우방 및 동맹국들과 사용할 때에는 그들의 동의하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며 그들의 주권과 관련해 그렇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들 특별한 시스템에 대해 작업하는 각 나라의 상호 이익 등에 근거해 결정을 내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가 다양한 공동의 안보 노력에 있어 우리의 위대한 파트너들과 함께 협력하는 것과 상당히 같은 방식"이라고 부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기자회견 후 대담 형식으로 가진 '깨트릴 수 없는 동맹' 강연에서도 에스퍼 장관의 전날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솔직히 말해 전력 배치나 미사일 매치에 대한 결정 등 우리가 전 세계에서 하는 모든 일은 우리가 끊임없이 평가해가는 일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우리의 파트너들 및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고 있다는 걸 확실히 하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 세계에서 억지와 안정을 창출하기 위해 우리의 방위 자원들을 배치하려는 우리 노력은 항상 살펴보고 있는 무언가이며, 그걸 해서 기쁘다"라며 "우리는 모든 파트너와 심도 있는 협의를 거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에스퍼 장관의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 언급과 관련해 "우리는 수년간 러시아에 (INF) 준수로 복귀하라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한 끝에 INF 조약을 떠나는 게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양자 간 조약에서 50%만(양측 가운데 한쪽만) 준수할 때 그건 수년간 정말 이상한 지점에 있게 됐고,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현실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러시아 책임론을 거듭 제기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우리는 우리 역시 그들(러시아)이 갖고 있는 기능을 수행할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러시아가 서 있는 지점을 따라잡기 시작할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