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등의 주요 외신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자 일제히 세계 경제와 외교 등에 미칠 파장을 우려했다. 이번 사태로 한·일 모두 경제적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AP통신은 2일 “이번 조치는 한·일 양국을 넘어 글로벌 첨단산업에 여파를 미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으로 인해 이미 불안한 첨단산업 공급망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번 조치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통제로 이미 ‘끓는 점’에 도달한 양국 간 적대감을 더 키울 게 분명하다”고 했다. 영국 BBC는 “일본의 이번 조치가 세계 전자산업을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과 일본은 모두 경제 성장에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라며 “중국발 수요가 둔화하는 와중에 벌어진 이번 갈등으로 두 나라 모두 경제적 난관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일 관계 악화로 동아시아 정세가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요 동맹국인 한·일 간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중재를 시도했지만 결실이 없었다”며 “한·일 관계가 최근 몇 달간 급격히 나빠지면서 향후 북한과 중국의 위협에 대응해 양국이 협력할 여지가 줄게 됐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일 관계가 지난 수십 년간 가장 최악인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아시아 동맹국 두 곳이 서로 반목하면서 역내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이 때문에 미국과 북한 간 협상에서 미국의 힘이 약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