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명 높은 '신속지원군' 대원들 구금…시위대 달래려는 조처

북아프리카 수단 군부는 2일(현지시간) 학생 시위대 유혈사태와 관련된 군인들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수단 과도군사위원회(TMC) 대변인 샴스 엘딘 카바시는 이날 "최근 오베이드, 옴두르만의 폭력 사태와 관련해 신속지원군(RSF) 군인 9명이 구금됐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신화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카바시 대변인은 또 수단 중부 북코르도판주(州)의 주지사와 보안위원회가 오베이드 사건과 관련해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북코르도판주 주도 오베이드에서 고등학생 수백명이 빵, 연료 부족 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하던 중 저격수들의 발포로 학생 4명을 포함해 최소 5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이후 학생들의 사망에 분노한 반정부 시위가 수단 주요 도시에서 발생했으며 지난 1일에는 수도 하르툼 인근 도시 옴두르만에서 시위대 4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수단 군부 "학생 시위대 사망 관련 군인 9명 체포"
과도군사위원회가 신속지원군 군인들을 체포한 것은 시위대를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학생들의 사망 사태로 정국이 얼어붙으면서 군부와 야권의 권력 이양 협상이 미뤄졌다.

수단 군부가 유혈사태를 유발했다고 지목한 RSF는 잔혹함으로 악명을 쌓은 비정규 군사조직이다.

2003년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 자치권을 요구하는 기독교계를 주축으로 한 반군과 정부 간 무력 충돌에서 시작된 다르푸르 내전 당시 성폭력, 고문, 학살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 친정부 민병대로 구성됐다.

올해 6월 반정부 시위대 100여명이 숨졌을 때도 RSF 대원들이 시위 진압에 투입됐다.

수단에서는 올해 4월 11일 군부가 쿠데타로 30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축출한 뒤에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수단 군부와 야권은 문민정부 수립을 위해 권력을 분점하고 이양하는 합의서에 서명했지만, 또다시 유혈사태가 터지면서 정국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수단 군부 "학생 시위대 사망 관련 군인 9명 체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