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정부 '난민 전원 하선 허가'…40명 태운 또다른 난민선은 입항 불허

유럽연합(EU)이 31일(현지시간) 지중해에서 구조됐으나 이탈리아 당국에 의해 하선이 불허돼온 아프리카 난민 131명을 분산 수용하기로 합의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AFP는 이날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을 인용해 프랑스와 독일,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포르투갈 등이 이탈리아와 함께 이들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이들 난민을 수용하기로 한 국가들이 난민을 어떻게 배분하기로 했는지에 대해선 상세하게 밝히지 않았다.

한 관리는 이들 난민 가운데 대부분이 이탈리아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정부도 시칠리아섬 아우구스타항에 정박한 자국 해안경비대 함정에 머물고 있는 난민 전원에 대해 하선을 허가하기로 했다.

강경 난민 정책을 진두지휘하는 극우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페이스북에 "앞으로 수시간 내에 난민들이 배에서 내릴 수 있도록 허락할 것"이라고 썼다.

함정에 체류하던 난민 가운데 여성과 어린이 등 일부는 의료 검진 등을 위해 이미 하선한 터라 현재 함정에는 116명의 남성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5일 밤 지중해에서 두 대의 보트에 나눠타고 있던 아프리카 난민 131명이 이탈리아 순시선에 의해 구조된 뒤 해안경비대 소속 함정으로 옮겨졌고, 이 함정은 28일 새벽 시칠리아의 아우구스타항에 닻을 내렸다.

하지만 이탈리아 정부는 EU 차원에서 이들 난민의 분산 수용에 합의할 때까지 하선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해 이들은 해상 미아가 될 위기에 처했었다.

한편, 독일의 인도적 지원단체 씨아이(Sea-Eye)가 운영하는 구조선 '알란 쿠르디'도 이날 리비아 연안 해상에서 서아프리카 출신 난민 40명을 구조했으나 이탈리아 영해 내 입항 허가가 불허돼 똑같은 사태가 반복될 것으로 우려된다.

EU, 伊 선박에 체류 중인 아프리카 난민 131명 분산 수용 합의(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