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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무엇이 '친기업'인지는 정치인 아닌 기업인이 판단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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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양정철 원장이 기업들의 목소리를 듣는 ‘경청 간담회’로 눈길을 끈다. ‘정권 실세’로 꼽히는 그가 4대그룹 연구소를 잇따라 방문해 내놓은 발언도 파격적이다. 그제 삼성경제연구소와의 간담회에서는 “지금처럼 엄중한 상황에선 수출을 많이 하는 기업이 애국자이고, 세계시장에 1등 제품을 많이 수출하는 기업이 슈퍼 애국자”라고 했다.

    ‘친(親)기업 메시지냐’는 기자들 질문에 양 원장은 “누가 반기업이었느냐”고 반문하며 “반기업이 따로 없고 친기업도 아니다”고 했다. 그는 LG경제연구원 방문(23일) 때 “재벌과 대기업을 분리해서 봐야 한다”고도 했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에 직면한 여권 핵심부의 대기업관(觀)이 달라진 게 아니냐는 기대 섞인 분석도 나온다. 그동안 적폐청산, 재벌 개혁을 내세워 대기업을 강하게 압박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여서다.

    하지만 기업들은 “말은 그렇게 해도 실제 정책에서 달라진 경우를 보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경제계의 무수한 호소에도 주 52시간 근로제, 산업안전법 등 ‘덩어리 규제’를 강행한 정부다. 정권 핵심 인사의 친기업 발언이 나와도 정책 변화보다는 ‘립서비스’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이유다.

    당·정·청 행보가 친기업인지, 반기업인지는 정치인들이 자기 입으로 판정할 문제가 아니다. 겉으로는 기업을 ‘애국자’라면서 실상은 기업활동의 과잉범죄화, 규제입법 양산, 별건수사 남발에다 지배구조까지 간섭하는 게 현실이다. 노동 관련 법·제도에 대해 기업들은 “기울어지다 못해 뒤집힌 운동장”이라고 한탄할 정도다. 시든 경제활력을 되살리려면 기업이 체감할 만한 정책기조 전환이 필수다. 친기업인지 아닌지는 그때 가서 기업인들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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