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비당권파 최고위원 5명이 최고위원회 참석 거부를 이어가면서 설전의 장(場) 자체가 열리지 않자 서로를 향한 내부 총질이 이제 당 회의실 바깥으로 무대를 옮기며 한층 거세지는 양상이다.
바른정당 출신인 오신환 원내대표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국민의당 출신인 김수민 최고위원 등 5명은 지난 24일과 26일에 이어 29일 최고위원회의에도 불참했다.
다만 오 원내대표는 최고위 취재를 마치고 나온 기자들과 별도 차담회를 열고 "손학규 대표가 막가파식 구태정치를 하고 있다"며 혁신안 상정을 거부하는 당 지도부에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단식농성을 벌이기도 했던 비당권파 권성주 혁신위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손 대표는 당규 위반과 직무유기로 인한 혁신위 업무방해를 멈추고, 제1혁신안을 최고위에 상정하라"면서 "단식투쟁 기간에 자행된 일련의 조롱과 모욕, 그리고 물리력 행사에 대해서도 정식으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저희 혁신위원 5명은 당 대표와 지도부의 방해 공작에 굴하지 않고 혁신위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도부 다수를 이루는 당권파는 혁신위 '지도부 검증안'은 '손학규 퇴진'을 위해 당규 절차를 무시하고 억지로 만들어 낸 것이라며 최고위 상정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손 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일부 최고위원들이 참석하지 않는다고 해도) 최고위 회의는 계속 열 것이다.
휴가도 가지 않을 예정"이라며 "(당 정상화를 위해) 오신환 원내대표와 간접적으로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달 15일로 활동기간이 종료되는 혁신위 재가동 문제와 관련해선 "혁신위는 중단 단계에 있다.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당권파에 속하는 일부 당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열어 손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유승민·안철수계 인사들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5일 유승민·안철수계 지역위원장들이 혁신위 정상화를 요구하며 개최한 의원회관 간담회에 대한 맞불 성격이었다.
이들은 "당 지지율 하락의 모든 원인을 손 대표만의 책임으로 뒤집어씌우려는 '닥치고 퇴진' 요구는 부당하며 이는 퇴진파의 음모적 계산이 깔려 있다"며 "본질은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을 추진하려는 바른정당계와 '안심(安心)팔이'계 연합의 지속적인 당권찬탈 음모"라고 주장했다.
김관영 의원도 이 행사에 참석해 "21대 총선에서 어떤 형태로든 통합이나 선거연대를 추진하지 않고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출마하겠다고 모든 의원이 동의했다"며 "유승민 의원, 이혜훈 의원에게 묻는다.
'제3의 길을 고수하겠는가, 아니면 보수 대통합인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독일에 가 있는 안철수도 더 머뭇거리면 안 된다.
빨리 귀국해서 매듭을 풀어줘야 한다"며 "중도개혁, 자강의 길을 갈 것인지 보수 대통합의 길을 갈 것인지 제대로 밝히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