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행사장 총격 이어 캘리포니아 마늘축제서 무차별 난사
총기 규제론 다시 고개…뉴욕시장 "거리에서 총기 몰아내자"

주말을 맞아 야외 축제를 즐기던 미국 시민들이 잇따라 터진 총격 사건으로 공포에 떨어야 했다.

미 동부 대도시는 물론 반대편 서부에서도 총성이 울려 퍼지면서 총기 규제론이 다시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주말 축제서 잇따라 울려퍼진 '탕탕탕'…공포 질린 美시민들
◇ 캘리포니아 '마늘 축제'서 무차별 총기 난사…최소 3명 살해
일요일인 2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북부 길로이에서 열린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 도중 총격이 발생해 최소 3명이 숨지고 15명 이상이 다쳤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마늘 산지로 유명한 길로이의 크리스마스 힐 공원에서 매년 열리는 사흘 간의 이 축제는 미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음식 축제 중 하나로 꼽힌다.

인구 6만 명의 이 도시는 실리콘밸리의 중심지 새너제이에서 남동쪽으로 48㎞ 떨어져 있어 마늘 농가는 물론 정보기술(IT) 종사자들도 다수 거주하는 곳이다.

평화로운 축제장에서 총성이 울린 것은 행사가 끝나가던 이날 오후 5시30분께였다.

무대 담당자인 숀 비아지는 지역 일간 머큐리 뉴스에 "'빵'하는 커다란 소리가 들린 뒤 바닥에 엎드렸다"며 "사람들에게 '진짜 총이다.

여기에서 나가자'라고 소리쳤다.

그리고 무대 아래에 숨었다"라고 말했다.

목격자인 훌리사 콘트레라스는 NBC 방송에 "소총을 든 30대 백인 남성이 무차별로 사격을 시작했다"며 "그가 단지 사방팔방으로 총을 쏘는 것을 봤다.

특정한 사람을 조준하지 않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마구 쐈다"라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축제 참가자 올리비아 추(24)도 "모두가 패닉 상태였고 축제장을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달아나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용의자는 경찰의 사격으로 사망했다고 시 당국은 밝혔다.

경찰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주변을 수색 중이다.

주말을 피로 물들인 끔찍한 범죄에 지역 정치권도 신속히 반응했다.

마리 블랭클리 길로이 임시시장은 "가슴 아프고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했고,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끔찍한 사건에 다름 아니다"고 말했다.

주말 축제서 잇따라 울려퍼진 '탕탕탕'…공포 질린 美시민들
◇ 뉴욕 브루클린서도 야외행사서 총격…"거리에서 총 몰아내자"
이에 앞서 토요일인 27일 밤 뉴욕 브루클린에서도 수천 명이 참석한 야외 행사장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최소 1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AP 통신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께 브루클린 동쪽 브라운스빌에서 열린 대규모 연례행사 '올드 타이머스 데이'가 끝날 무렵 용의자 2명이 총을 쏘기 시작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카심 콜린스(19)는 현지 언론에 "총성이 울리자 우리는 모두 달리기 시작했다"며 "나도 젖먹던 힘을 다해 달렸다.

나도 총탄을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매년 7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이 행사는 라이브 연주와 음악 공연 등으로 구성되며, 올해에는 5천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된다.

총격으로 38세 남성 한 명이 사망했고, 다른 한 명은 중태라고 뉴욕 경찰국은 밝혔다.

나머지 부상자는 10명이다.

이번 총격과 관련해 아직 체포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경찰은 사건 수사를 위해 시민들에게 당시 상황을 촬영한 휴대전화 영상이나 기타 정보의 제공을 요청했다.

다만 캘리포니아 총격과 달리 브루클린 총격은 무차별 총기난사보다는 '갱단 충돌'일 가능성에 경찰이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역시 갱단 소속이며, '표적 공격'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총격은 당장 '총기 규제론'에 불을 붙였다.

민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거리로부터 총기를 몰아낼 것"을 다짐했다고 AP가 전했다.

록산 퍼소드 뉴욕주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총기를 내려놔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우리는 폭력에 대한 공포 없이 열린 공간에서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