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멜츠'로 초·중·고생 입맛 사로잡은 동학식품 "구슬 아이스크림으로 동남아 시장도 잡겠다"
구슬 아이스크림은 달콤한 맛뿐 아니라 독특한 모양으로 인기다. 콩알보다 작은 구슬 아이스크림은 숟가락으로 떠먹고, 포도알만 한 것은 입에 쏙 넣어 먹는 재미가 있다. 어떤 크기든 둥근 모양으로 만들어내는 게 기술력이다.

동학식품은 국내 1위 구슬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미니멜츠’를 생산하는 회사다. 최근 전국 군부대 PX(매점)에 구슬 아이스크림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전국 주요 초·중·고교 급식으로 구슬 아이스크림이 나오는 등 ‘국민 아이스크림’ 반열에 올랐다. 요즘엔 태국에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계난경 대표(사진)는 이 같은 업적과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서울시장상을 받았다.

‘구슬 소주’ 등 다양한 제품과 접목 시도

'미니멜츠'로 초·중·고생 입맛 사로잡은 동학식품 "구슬 아이스크림으로 동남아 시장도 잡겠다"
29일 찾은 서울 가산동의 동학식품은 여름 성수기를 맞아 바쁜 모습이었다. 다른 회사와의 협업도 활발하다. 롯데제과의 ‘스크류바’와 만난 ‘미니멜츠빅 스크류 아이스’, 오리온제과의 ‘아이셔’와 접목한 ‘아이셔 빅 구슬’, 연세우유와 만든 ‘미니멜츠 우유’, 빙수업체 설빙과 공동 작업한 ‘쿠앤크 구슬 설빙’ 등이 인기다. ‘구슬 소주’도 등장했다. 계 대표는 “구슬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자란 젊은 세대가 소주잔에 빅 구슬을 넣어 소주를 달콤하게 즐긴다”며 “구슬 아이스크림의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1997년 미니멜츠 제조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미국에서 제조법을 배워서 만드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자체 연구개발(R&D)을 통해 지금은 직접 개발한 제품까지 생산하고 있다. 일반 냉동이 가능한 ‘슬로우’, 초저온 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대형 구슬 아이스크림 ‘빅’ 등 다양하다. 얼마 전부터 로봇 팔이 제품을 꺼내주는 ‘구슬 아이스크림 로봇 자판기’도 선보이고 있다. 계 대표는 “관리비와 인건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좁은 공간에도 설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니멜츠'로 초·중·고생 입맛 사로잡은 동학식품 "구슬 아이스크림으로 동남아 시장도 잡겠다"
해외시장 공략 위해 태국 공장 준공

계 대표는 3남매를 키우는 평범한 주부였다. 위기는 갑작스레 찾아왔다. 창업자이자 대표이던 남편이 2009년 병세가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슬픔에 잠겨 있을 겨를도 없이 상을 치르자마자 회사로 출근했다. 얼떨결에 대표 자리에 올랐고 모든 게 ‘전쟁’이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취임 당시 60억원이던 매출은 계 대표의 공격적인 경영 덕분에 세 배 이상 증가했다.

2015년 1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음성군에 세계 최대 규모(월 생산량 300t)의 구슬 아이스크림 제조 공장을 지었다. 동학식품은 국내 초저온 냉동기술(IQF) 선두주자로 꼽힌다. 초저온에서 제품을 신속하게 냉동해 품질을 유지하고 나중에 필요한 만큼만 덜어서 쓸 수 있다. 이 기술은 채소 과일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할 수 있어 관련 업계는 동학식품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계 대표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유명하다. 공장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과 격의 없이 지내면서 가족처럼 대한다.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에겐 골드바를 선물하고, 직원 자녀들의 입학 선물까지 챙긴다. 그래서 장기 근속자가 많다. 동학식품은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다음달 태국에 구슬 아이스크림 생산공장을 짓는다.

계 대표는 “우리의 설비와 기술력을 제공해 내년부터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며 “소극적인 수출에서 벗어나 태국은 물론 동남아 국가 현지에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