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탄도미사일 발사 참관 후 평양 귀환한 듯…시종일관 '굳은 표정'김여정·최선희 '좌우 두번째' 착석…김영철은 참배 일정 수행 확인탄도미사일 발사 참관 후 평양에 복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전협정 체결 66주년(북한은 전승절로 기념)을 맞아 6·25 전사자묘를 참배하고 기념공연을 관람하며 내부 결속을 다졌다.조선중앙통신은 28일 "김정은 동지께서 위대한 조국해방전쟁승리 66돌에 즈음하여 27일 오전 조국해방전쟁참전 열사묘를 찾으셨다"며 그의 헌화 및 참배 소식을 전했다.'조국해방전쟁 참전열사묘'는 북한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인 2013년 7월 평양시 연못동에 건설한 6·25전쟁 전사자 묘지다.김 위원장은 지난 2015년, 2017, 2018년에도 이 묘지를 참배했다.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위대한 수령님(김일성 주석)의 영도따라 비극적인 연대에 우리 조국을 존망의 위기에서 구원한 참전열사들의 불멸의 공헌은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그는 지난 21일 함경남도에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와 22일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잠수함 건조시설 방문에 이어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참관한 이후 평양으로 귀환한 것으로 보인다.통신은 수행단을 호명하지 않았지만, 조선중앙TV가 이날 오후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수길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 군부 인사와 리만건·김영철 당 부위원장,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등 6명이 함께 참배했다.김 위원장은 전승절을 맞아 국립교향악단의 '7·27 기념음악회'도 관람했다고 통신은 전했다.이날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 속 김 위원장은 평소 공연장 등에서 찍힌 사진이나 영상과 달리 유난히 굳은 표정이어서 눈길을 끈다.통신은 이날 공연에 "리만건·박광호·리수용·김영철·조용원·김여정·최선희·양형섭·리명수·최영림 동지를 비롯한 전쟁노병들, 당중앙위원회 간부들, 공로자들, 중요예술단체 창작가, 예술인들, 청년학생들이 공연을 함께 보았다"고 호명했다.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경우 김 위원장 좌우로 각각 두번째 자리에 앉아 있었다.특히 두 사람 모두 당 부위원장인 리수용·김영철보다 김 위원장과 더 가까운 자리에 착석해 '여성 실세 2인방'임을 재확인했다.또 김영철 당 부위원장의 옆 자리에는 최 제1부상의 양아버지로 알려진 최영림 전 내각총리가 앉았다.부녀지간이 나란히 김 위원장과 같은 줄에 자리한 셈이다.반면 최 제1부상의 '직속상사'인 리용호 외무상은 불참했다.리 외무상은 전날 보도된 평안남도 회창군에 있는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릉원 화환 전달식에는 리수용 당 부위원장 등과 동행한 바 있다.이 밖에 '의전 담당 2인방'으로 추정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과 현송월 당 부부장이 이날 공연장에서도 김 위원장의 뒷줄 한 켠에 나란히 자리한 모습이 포착됐다.6·25전쟁에서 미국에 맞서 싸워 이겼다고 주장하는 북한은 1973년 정전협정 체결일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로 정한 데 이어 1996년에는 국가 명절인 '전승절'로 제정해 기념하면서 내부 결속의 중요한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11월 치안기관에 “미국 제국주의가 존재하는 한 우리나라(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는 내부 문서를 내려보냈다는 일본 언론 보도가 나왔다.도쿄신문은 2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시와 북한 노동당 지침을 치안기관에 주지시키는 내용의 북한 내부 문서를 입수했다며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적의 제재 해제에 대한 조금의 기대도 품지 마라’는 제목의 이 문서는 인민보안성, 무장경찰, 조선인민군 등 체제 유지에 핵심 역할을 하는 기관을 대상으로 작성됐다고 신문은 설명했다.문서가 작성된 시점은 지난해 9월 3차 남북한 정상회담이 평양에서 열리며 한반도 화해 무드가 조성됐던 시기다. 신문은 북한이 대외적으로는 화해 무드를 연출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제재 해제에 대한 기대를 단속하는 모습이 엿보인다고 설명했다.문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트럼프 놈’이라고 표현하며 “미국의 거물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가 핵만 포기하면 성취할 수 있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고 지껄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우리를 완전히 말살하려는 적의 본심은 절대 바뀌지 않는다”며 “적과 대화하든 교류하든 그것에 구애되지 않고 적과의 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날카롭게 관찰해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문서는 또 북측의 송이버섯 선물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문재인 대통령이 귤 200t을 북한에 선물로 보낸 것과 관련해 “괴뢰가 보내온 귤은 전리품”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신문은 덧붙였다.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에 대한 경고가 아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여 파장이 일고 있다. 북한 미사일이 한국이나 일본을 위협하더라도 미국을 겨냥한 게 아니면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잘못된 신호’를 북한에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경시하고,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의 안전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 백악관에서 ‘북한이 이번 미사일을 경고로 묘사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은 미국엔 단거리지만 한국, 일본에는 단거리가 아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에 경고하지 않았다”고 답했다.그러면서 “그들(남북한)은 분쟁을 벌이고 있고 오랫동안 그래왔다”며 “(북한이 발사한 건) 단거리 미사일이고 매우 일반적인 미사일”이라고 했다. 이는 북한이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미사일 발사를 ‘한국에 대한 경고’라고 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전혀 언짢지 않다고도 했다. 이어 “그것들은 단거리 미사일이고 많은 사람이 그런 미사일을 갖고 있다”며 “나와 김 위원장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언급하면서 한·미 정부가 규정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란 표현 대신 ‘단거리 미사일’이라고만 했다. 유엔 제재 대상인 ‘탄도 미사일’ 발사 사실을 부각하지 않음으로써 북한과 대화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북한 미사일에 대해 “소형 미사일이었을 뿐”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하지만 미 언론과 전문가 사이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인식과 관련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뿐 아니라 한국, 일본 같은 동맹국에 가해지는 위험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로이터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아닌 동맹을 겨눈 북한 미사일에 면죄부를 주겠다는 뜻을 보임으로써 동맹의 연대와 억지력을 훼손했다”고 쓴소리를 했다.동맹과 주한·주일미군의 안전을 간과하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군 통수권자로서의 자질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AFP통신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이 미국 근처에는 도달하지 않더라도 그 미사일의 사정거리엔 동맹인 한국과 대규모 주한미군 기지가 포함된다”고 꼬집었다.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