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등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에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이 사는 종목을 보고 추종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국인 순매수보다 오히려 순매도를 추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분석 결과가 나왔다.

外人 추종매매, 별 재미 없네…한달 전 판 종목 사는게 '짭짤'
한국투자증권은 코스피200지수 구성 종목 중 전달 외국인 순매도 상위 20개 종목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2008년 이후 지난 25일까지 수익률은 415%로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으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성과(106%)를 크게 웃돌았다고 26일 발표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지수의 상승률은 169%였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로 하락한 종목들이 평균치로 회귀하려는 성향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외국인 순매도가 물량을 받아주는 기관투자가의 순매수로 이어지게 되면 그 상승폭은 더 크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은 휠라코리아(1135억원), 넷마블(890억원), 한국전력(822억원), SK이노베이션(767억원), 삼성물산(718억원), SK텔레콤(692억원) 등이다.

1주일 전이나 하루 전 외국인 매수 상위종목을 따라 사는 것은 실익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시작과 동시에 전일 종가와 같은 가격에 투자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이미 외국인 매매 정보가 반영돼 시초가가 정해지기 때문이다.

정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는 개별 종목보다는 업종에 대한 판단에만 이용하는 게 좋다”며 “외국인은 최근 반도체 매수 사례처럼 특정 업종을 일정 기간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매수 종목 중에서는 4주 이상 누적 매수한 종목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정 연구원은 조언했다.

한진, 동원개발, 신세계, 대림산업, 이지바이오 등은 지난 4주간 연속 순매수해 외국인 지분율이 1%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이들 종목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